점點/ 이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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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4회 작성일 24-01-26 12:57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40202)
점點
이규자
밉고 용서가 안 된다며
고해성사 간 친구
신부님은 백지에 점 하나 그리고
“ 이 백지에 무엇이 보이나요?”
점 하나가 보인다는 친구에게
“앞으로 점點을 보지 말고 백지만 보세요.”
백지에 점點을 보지 못하고 살아온 나
평지인 줄 알았던 길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미움과 용서, 미련함을 가슴에 청하며
이젠 점도 보아야지 다짐하지만
아직도 백지와 점點을 구분하지 못한다
(시감상)
변상증變像症이라는 말이 있다. 심리적인 상태에 따라 물체의 모습을 본인이 보고자 하는 것으로만 보는 현상을 말한다. 백지를 볼 것인지, 점을 볼 것인지는 선택의 몫이다. 산다는 것은 늘 선택의 기로다. 멈춰야 할지, 가야 할지, 쉬어야 할지, 누구도 간섭할 수 없다. 그 선택의 앞에서 백지와 점은 대승과 소승의 차이 만큼 크다. 일체유심조라는 말이 있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있다. 백지와 점, 모두를 수용하기 위해서 넓은 마음의 깊이를 수련해야 한다. 백지와 점을 구분 못하는 것이 아니라 구분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랑하고 이해하고 용서하면 살 일이다. 그래야 볼 수 있는 것이 백지이며 점이다. 가능하면 내 마음속 점부터 지워내는 연습을 하자. 새해에는.(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이규자프로필)
예술세계 신인상, 한국문학신문 수필 부문 대상, 제15회 복숭아 문학상, 시집(꽃길 저 끝에) 외 다수
이규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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