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월역/서정임
페이지 정보
작성자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83회 작성일 24-04-18 11:19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240419)
반월역/서정임
초저녁 뜬 달의 눈가에 눈물이 번졌다
발밑 편자를 달고 빠져나온 개찰구
바람이 스산하다
달리는 차창 밖
불 꺼진 연탄 같은 연밥이 고개를 꺾고 있다
푸른 색 플라스틱 간이의자처럼 펼쳐있던 연잎들
연밭에 나뒹굴고 있다
내가 너에게 머무는 동안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어떤 미지였을까
한바탕 어울린 연들이 피운 꽃은 얼마나
순도 높은 색이었을까
역은 언제나 반월역이다
서로를 온전히 내보일 수 없는 우리는
갈구하는 목마름이 깊을수록
더욱더 다르게 굴절하는 프리즘이다
거울 속 쓸쓸함이 차오른다
뿌옇게 시야를 가리는 연의 잔상을 닦아내는 동안
어둠이 슬며시 달을 집어삼켰다 뱉는다
(시감상)
역은 떠나는 장소이며 도착하는 장소다. 마치 하나의 도로에 경계선을 긋고 상행과 하행이 서로 교차하듯, 우리는 삶이라는 길에서, 의도하지 않은 곳에서, 의도된 곳에서, 서로의 운명이 엇갈리듯 수많은 교차를 반복하며 산다. /우리는 프리즘이다/라는 본문의 말이 교차라는 말의 배경이 되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서로에게 미지였을 우리, 아니 미지로 남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 어둠이 달을 집어삼켰다 뱉는 것처럼 오늘의 내가 내일의 나를 집어삼키거나, 뱉거나, 원하는 색으로 굴절시키거나. 우린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지?(글/ 김부회 시인, 문학평론가)
2024.04.19 김포신문 기고
(서정임프로필)
2006(문학선) 등단, 시집 [도너츠가 구워지는 오후] [아몬드를 먹는 고양이]/e-book [도너츠가 구워지는 오후]
서정임 시인
댓글목록
鵲巢님의 댓글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형님 오래간만에 인사올립니다. 별고 없으시지요. 겨울 가고 봄이 온 듯한데 오늘은 초여름인 듯했습니다. 시간이 더할수록 여유는 더 없어지는 듯합니다. 자주 들리지도 못하고 인사도 그렇고요. 건강하시고요.....잠시 들렀다 가게 되었습니다.
金富會님의 댓글의 댓글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우님.....갈수록 어려운 환경이 되네...^^
건강하시고. 즐겁고...기분 좋은 날 올 것이네....
그때 함 보세나..
잘 지내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