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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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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47회 작성일 24-07-04 22:51

본문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병률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시들어 죽어가는 식물 앞에서 주책맞게도 배고파한 적

기차역에서 울어본 적

이 감정은 병이어서 조롱받는다 하더라도

그게 무슨 대수인가 싶었던 적

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

이렇게 어디까지 좋아도 될까 싶어 자격을 떠올렸던 적

한 사람을 모방하고 열렬히 동의했던 적

나를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들고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조차 상실한 적

마침내 당신과 떠나간 그곳에 먼저 도착해 있을

영원을 붙잡았던 적

 

 

   얼띤感想文

    시에 대한 사랑이다. 시가 무엇을 대체했던 그것이 한 인간이었든 어느 하나의 애완이었든 내 처신에 대한 부족은 두고두고 가슴 아프게 하는 법이다.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이처럼 보고 이처럼 생각하고 이처럼 교감한 사랑도 없겠다. 시들어 죽어가는 식물 앞에서 주책맞게도 배고파한 적, 시들어, 몸의 기력이나 기운이 빠지는 상태지만 시들어 어찌 시가 들어가는 상태를 묘사한 것 같다. 죽어가는 식물 앞에서, 식물이나 동물이나 문맥에 따라 나름 괜찮은 시어다. 심어 놓은 것과 움직이는 것, 여기서 식물은 시적 주체다. 그 앞에서 주책맞게도 배고파한 적, 마음의 빈곤을 말한다. 기차역에서 울어본 적, 칸칸 열 칸 원고지를 상징하는 말로 이것만 한 것도 없지 싶다. 이 감정은 병이어서 조롱받는다 하더라도 조롱은 조롱嘲弄보다는 조롱操弄에 더 가깝겠다. 비웃거나 깔보는 것보다 마음대로 다루는 일, 다루어지는 일이다. 매일매일 햇살이 짧고 당신이 부족했던 적, 시에 대한 인식 부족이다. 이렇게 어디까지 좋아도 될까 싶어 자격을 떠올렸던 적, 역시 자격 미달이다. 그러므로 삶은 짧고 신에 대한 경외감은 더욱 높다. (당신은=,)오늘도 무한히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깔깔 웃지는 않을까 아직 경지에 이르지 못해 발버둥 치는 날 연속이니까! 한 사람을 모방하고 열렬히 동의했던 적, 그러므로 늘 내 마음을 보듬어 주는 시 옹호하고 안식하며 안정을 도모한다. 결국, 모방이 창조로 이어지는 그 날까지다. 어떤 신의 계시가 있어야겠지. 그러나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게 만들고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조차 상실하고 만다. 당신(,)의 완벽성을 보고 나면 아직도 틈이 많아 어찌 그것을 다 메꿀 수 있을까! 마침내 당신과 떠나간 그곳에 먼저 도착해 있을 영원을 붙잡았던 적, ~ 이를 어찌 설명할까, 신은 모든 걸 용서한다. 매사 부족함으로 인해 큰 실수나 저지르지는 말 것을 생은 두 번 다시 오지 않는 것 최선을 다하는 자세야말로 신에 보답하는 일이겠다. 시인께서 제공한 이 한 편의 시를 읽고 오늘 마감에 대한 나의 부족함에 대해서 반성을 하게 한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601 이병률 시집 누군가를 이토록 사랑한 적 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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