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거시기 =이성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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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어 거시기
=이성률
모 정치인이 한 말 홍어 좆
여운이 씁쓸한 것은
두 번 세 번 곱씹어도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우리가 홍어 좆인 때문
바짝 세우고 들이밀어 봐야
얼마 못 가 흐물흐물 나가떨어지는
정치권 밖의 우리는 홍어 거시기
그런데도 꾸역꾸역 버티는 것은
그런 줄도 모르고
무럭무럭 자라는 팔도의 치어
학벌과 진영과 스펙 쌓아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해야 하기 때문
시작시인선 0430 이성률 시집 긴 꼬리 연애 066p
얼띤感想文
시 참 웃기고 재밌다. 홍어 거시기는 어부들이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그만큼 하찮고 필요가 없는 존재, 미물 같은 것이다. 왜 하찮은가? 홍어 수놈을 잡으면 그 거시기에 손이라도 다칠까 싶어 얼른 잘라 바닷속으로 던져버린다. 홍어 암놈을 잡으면 수놈은 자동으로 달려 나오는 경우가 흔히 있다고 한다. 홍어 좆은 까칠한 그 무엇이 있어 잘 빠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홍어 암놈은 먹이 때문에 죽고 수놈은 간음 때문에 죽는다는 말이 있다. 여기서는 물론 정치인이 한 말 홍어 좆이라고 얘기도 했겠지만, 여기에 너무 집착하면 시를 읽을 수 없다. 시 주체와 시 객체 사이에 오가는 감정까지 묘하게 읽으면 웃음이 난다. 홍어 좆처럼 붉은 검정, 붉은 마음, 참 그것만 봐도 홍어다. 홍어 좆처럼 까칠한 마음을 가진 자, 역시 시 객체다. 시 주체로 본다면 여운은 씁쓸하기 그지없다. 두 번 세 번 곱씹어도 동해 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보아도 우리가 홍어 좆인 때문, 바짝 세우고 들이밀어 봐야 얼마 못 가 흐물흐물 나가떨어진다. 물론 사정(인식)을 했든 안 했든 나가떨어지는 건 마찬가지다. 정치권 밖의 우리는 홍어 거시기다. 정치 바르게 다스린다는 말 그건 역시 시 주체다. 그런데도 꾸역꾸역 버티는 것은 그런 줄도 모르고 무럭무럭 자라는 팔도의 치어. 치어가 아닌 치어治語 언어를 다스린다는 또 다른 의역이다. 그러고 보니까 정치와 치어는 상반된다. 팔도 전국 각지 짝 펼친 성서와도 같은 그 무엇을 두고 말이다. 마무리까지 깔끔하다. 학벌과 진영과 스펙 쌓아, 학과 벌 진영 군대가 주둔한 곳 나아가는 교두보, 스펙 어떤 규범까지, 대한 사람 대한으로 길이 보전해야 하기 때문 히히 시는 영원히 끌고 갈 그 어떤 영혼을 불러올 장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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