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통장 =김상미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엄마의 통장 =김상미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2회 작성일 24-07-16 16:37

본문

엄마의 통장

=김상미

 

 

    엄마의 통장을 어떻게 하나? 내 통장 상자에 아직도 들어 있는 엄마의 통장 이제는 쓸 수 없으니 버려야 하는데 객지에 사는 딸이 매달 부쳐주는 용돈을 딸이 보내는 반가운 편지인 듯 차곡차곡 모아두었다가 돌아가시면서 건네주시던 그 통장 그 통장의 돈을 형제들과 똑같이 나누면서 펑펑 울었던 아, 우리 엄마의 통장 그 내리사랑을 어떻게 하나? 이제는 훨훨 태워 자유롭게 보내드려야 하는데 아끼고 아껴서 자식에게 되돌려줄 기쁨에 불어나는 통장 액수만큼 몇 배로 검소하셨을 우리 엄마 그 착한 통장을 어떻게 버리나? 일거리가 없는 달엔 하루 한끼만 먹고도 한 번도 거르지 않았던 엄마의 용돈 그 용돈 보내는 재미로 힘내며 힘차게 살았는데 이제는 그 재미 사라진 지도 어느덧 십여 년 은행에 가기 위해 통장을 꺼내는데 그 아래에서 삐죽 고개 내밀며 활짝 웃는 엄마의 통장 나도 모르게 엄마, 은행 다녀올게! 꾸벅 인사하는 나 아직도 엄마의 손길, 엄마 냄새 가득한 착하디착한 그 통장을 어떻게 버리나? 창밖엔 엄마가 그리도 좋아하던 수국이 한창인데 나는 그 수국조차 엄마가 남긴 그리운 유품 같아 눈시울이 자꾸만 붉어지고 붉어지는데

 

 

   문학동네 시인선 183 김상미 시집 갈수록 자연이 되어가는 여자 028-029p

 

 

   얼띤感想文

    시 한 수 읽으며 눈시울이 이리 붉어질 때가 있을까! 어머니 생각하면 솔직히 나는 죄인이다. 어느 시인이 말한 거처럼 나는 무지한 똥 막대기다. 어머니의 내리사랑은 그 어떤 것도 대가 없는 사랑이었다. 온전한 삶을 위해 세상을 바르게 보는 자세야말로 그 사랑에 대한 보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태 일어난 잘잘못은 뉘우치며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해서 좀 더 사려 깊게 처신하는 것이야 말로 어머니를 위한 보답이겠다. 앞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머뭇거리는 일과 더는 죄책감 가지는 것도 죄가 될 사유겠다.

    어머니의 유품을 일부 챙겨서 사과와 마른 북어와 술까지 담아 저 바이칼호수로 가신 어느 교수님의 얘기가 생각난다. 겨울 동토, 냉기가 서리고 칼바람이 부는 꽁꽁 언 얼음 바닥 위에서 어머니 혼을 기리며 제를 올렸던 교수, 정화수 떠놓고 북쪽을 향해 기도하며 가족의 안정을 기원하셨던 어머니, 그 어머니를 찾아 조금 더 가까이 가고자 그렇게 긴 여행을 떠나셨던 교수, 그래서 우리는 우리말은 모국 모국어라 하는 가보다. 옛 대대로 누렸던 우리의 영토였던 저 북쪽 그러나 지금은 갈 수 없는 길 그러므로 우리는 늘 북쪽을 그리워했나 보다.

    북쪽은 우리의 마음에 늘 그리움의 대상이었듯이 시인은 어머니의 그 내림 사랑처럼 창밖을 향해 수국 한 송이 곱게 피워 놓았으니, 오늘도 마음의 은행에 알 곡곡 챙겨 넣는 여기 이 마음의 한 끼 내일은 분명 더 좋은 날이 올 것이다. 엄마가 보고 있으니까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4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62 1 07-07
4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 0 00:36
4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 0 06-22
491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6-18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6-1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