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권선희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2월 =권선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32회 작성일 24-07-18 22:05

본문

2

=권선희

 

 

    대추나무가 마당 길게 그림자를 그리는 오후

 

    눈이 녹는 들판에 한 무리 까마귀 핀다

 

    빨랫줄에 널어둔 이불이 날려 늙은 자전거를 덮는다

 

    한 노인이 한 노인이 떠난 집 대문으로 들어선다

 

    개집 앞 물그릇 살얼음 풀린다

 

 

   창비시선 505 푸른 바다 검게 울던 물의 말 권선희 시집 100p

 

 

   얼띤感想文

    짧은 시 하나 골라서 본다. 시제 2월을 전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두 개의 달 2월 그리고 2월이라는 시간적 의미를 부가한다. 대추나무는 대추待秋를 상징한다. 가을을 기다린다는 의미다. 가을은 겨울을 앞둔 계절이자 죽음의 전초다. 나무가 가지는 의미는 우선 식물이라는 점 곧게 서 있다는 점 초식이라 해도 될까! 마당은 우리가 뛰어놀 수 있는 무대를 상징하며 그림자는 검정을 상징한다. 그것을 그리는 오후다. 오후 오후吾後처럼 보이고 눈이 녹는 들판에 한 무리 까마귀 핀다. 2월의 눈은 눈 설이지만, 역시 두 개의 달 너와 나 피는 꽃 눈 목도 있다. 역시 하늘 나는 새 까마귀는 검정을 상징하는 말, 빨랫줄에 널어둔 이불이 날려 늙은 자전거를 덮는다. 빨랫줄, 무엇을 씻고 널어놓는 건조대 마음의 정화를 상징한다. 우리말은 참 곱지 않은가! 빨래 달래 줄래 안 줄래 더 나가 걸레에다가 설레기까지 한다. 이불은 두 부처를 상징하고 늙은 자전거 앞바퀴 뒷바퀴 이리 구르고 저리 굴러 성경 같은 말씀 구체를 상징한다. 한 노인이 한 노인이 떠난 집 대문으로 들어선다. 곧 죽을 사람, 시초겠다. 그 초식이 이미 죽은 초식을 보고 있으니 개집 앞 물그릇 살얼음 풀린다. 개 짖듯 술술 풀리는 존재의 사유가 한 그릇으로 오롯이 담기기까지 했으니 그야말로 이월이겠다.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이 잠깐 스쳐 적어본다.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고 했다. 세상의 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를 위해서 꼭 있어야 할 필수적인 존재 그 물, 그러니까 겸손이다. 그러나 물은 흘러 대해로 간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여 다투지 않으며 물은 어느 그릇에 담겨도 그 그릇의 모양을 이루며 항시 수평을 이룬다. 오늘 하루 나는 물처럼 살았던가! 곰곰 생각해본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4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62 1 07-07
4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 0 00:36
4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6 0 06-22
491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6-18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6-1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3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