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구경 =이현승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물구경 =이현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6회 작성일 24-07-28 20:19

본문

물구경

=이현승

 

 

    신영복의 사인이 흑색종이었다는 기사를 보았다. 일조량이 적은 북유럽에서 빈도가 높은 피부암이라는 기사에는 갇혀서 지내는 것이 괴롭게 느껴질 때는 하늘을 볼 수 없을 때라는 그의 산문이 언급되어 있었다.

    인간에 대한 최대의 딜레마는 재난으로 죽은사람보다 사람이 죽인 사람이 더 많다는 것, 슬프지만 우리의 행운은 언제나 누군가의 불행에 빚지고 있다.

    섭생이 섭식이고, 섭식이 포식이지만 아귀 배를 가르자 쏟아지는 물고기들 종종 어떤 식욕은 이편의 입맛을 없애버린다.

    강 건너 불구경이라는 말도 있지만 오늘 뉴스엔 대피령이 내린 군남댐에 물구경 간 사람들이 나왔다. 우산을 받쳐들고 서서 댐에서 쏟아져나오는 거대한 물줄기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물의 크기와 소리에 압도된 채 아귀 뱃속으로 들어갈 물고기들마냥 얼어붙어 있다.

 

 

   문학동네시인선 160 이현승 시집 대답이고 부탁인 말 034p

 

 

   얼띤感想文

    물 구경은 물의 진리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겠다.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가 또 지나가기도 하지만, 시의 관점에서 빙 둘러 시인은 문장마다 시를 묘사한다. 이 시는 크게 4단락으로 나뉘는데 그 첫 번째는 흑색종과 피부암으로 진술한다. 죽음에 대해서 말이다. 끊고 맺는 것 물론 그의 산문에서도 언급했지만, 하늘을 보기 위해서는 어떤 사고의 범위에서 갇혀 있는 것보다는 그 사고에서 일단 벗어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해야겠다. 북유럽이라 하니, 괜히 북에서 홍조가 든다. 나는 마치 피부암에라도 걸린 거처럼 종이의 부드러움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죽음이지 않을까! 맨드라미 꽃처럼 활짝 핀 이 펜의 꽃대야말로 벌겋게 달아오른 귀두가 아닐까! 참으로 아름답다 못해 뿌듯함이 밀려오고, 그렇다. 세상은 서 있을 때 그 옳음에 가까이 갈 때가 더 많다.

    두 번째, 재난은 뜻밖에 일어난 재앙이나 고난 같은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진술한 내용은 분명히 맞는 내용이다. 인류사 통틀어 보아도 전쟁으로 인한 죽음이 더 많았다. 수 양제의 고구려 침공 시 그가 이끈 병사는 133만 명 이 중 살아서 돌아간 자는 불과 몇천 명(2,700)도 되지 않는다. 동서양 전쟁사 통틀어도 이만한 군대는 없었다. 이후 당 태종 이세민도 마찬가지였다. 슬프지만 우리의 행운은 언제나 누군가의 불행에 빚지고 있다. 시를 읽어야 시 쓸 수 있듯이 뜻밖의 사건 사고로 언뜻 쓰는 건 별 없을 것을 강조한 대목이겠다.

    섭생攝生은 병에 걸리지 않도록 잘 먹는 것을 말하며 섭식攝食은 그 음식을 취하는 것이며 포식捕食 생물이 다른 생물을 잡아먹는 것이다. 여기서는 포식飽食보다는 포식捕食이 맞다. 분명 내가 잡아먹은 것인데 또 누군가 이처럼 비슷한 어조로 쓴 시가 있다면 그건 입맛을 버리는 경우처럼 씁쓸한 기분이 들겠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활활 타오르는 시 객체를 연상케 한다. 오늘 뉴스엔 오늘, 이 시점 다가와 앉은 당신, 내린 군남댐에 물 구경하는 것처럼 보고 있을 당신, 우산을 받쳐 들고 서서 댐에서 쏟아져 나오는 거대한 물줄기를 바라볼 것이다. 물의 크기와 소리에 압도한 채 당신(아귀)의 입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물고기처럼 나는 여전히 얼어 있듯이

    군남댐이 사실 지도상 있는 건 둘째 치더라도 시어로도 참 적합함을 본다. 우산, 내리는 비를 막는 시적 장치물이다. 우산 펴고 접고, 접고 펴보는 맛이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4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62 1 07-07
4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 0 00:36
4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 0 06-22
491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 06-18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6-1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9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7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7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7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8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5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1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