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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허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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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8회 작성일 24-07-31 20:57

본문

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한 나라는 없다

=허 연

 

 

    생에서 포기는 어떤 좌표도 읽지 않겠다는 결의다. 생은 선택된 적이 없다. 복제된 F1 완두콩들이 생에 들어온다. 엉겁결에 생에 들어서고, 생의 한가운데 놓인다. 생은 시달리거나 포기하거나 둘 중 하나다. 깨달음이 있는 것 같지만 생판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늘 피를 보면서도 결국 생에서는 X축과 Y축이 와글거린다. 이래저래 도망치는 놈은 도망치느라 생으로 숨어들고, 살아보겠다는 놈들도 생으로 걸어 들어간다. 무기력하게 좌표 평면으로 걸어 들어간다. 한가지 매력이 있다면 생에서는 사라져가는 걸 동정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한 나라는 다행스럽게 없다. 지금 이 생이 무덤이다. 생은 우리들의 무덤이다. 생무덤이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411 허 연 시집 내가 원하는 천사 76p

 

 

   얼띤感想文

    포기란 어느 좌표도 설정하지 않는 일이다. 하나의 포기가 열로 잇고 열은 백으로 잇다 보면 무엇을 하더라도 용기와 자신감은 떨어진다. 이럴 땐 가장 가벼운 일을 설정하고 실행해보는 것이다. 누가 보아도 성취할 수 있을 것 같은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서 일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자신감을 부여하기 위한 작업이다. 생은 선택된 적이 없다. 지금 이 주어진 생이 무덤이라는 것.

    생은 곧 우리들의 무덤이라 하는 시인의 말, 시의 세계 또한 현실과 다름없음을 본다. 이 시는 시의 생명성을 얘기하고 있다. 복제된 F1, F11대 잡종, 초대 잡종, 잡종 1세대를 뜻한다. 완두콩, 완두라는 거에 한 층 재미를 더하고 콩이라는 소리에 무엇을 퐝 찍은 거처럼 지나간다. X축은 부정의 의미를 상징하며 Y축은 긍정의 의미를 상징한다. 사라져가는 것들을 위한 나라는 다행스럽게 없다. 여기서 나라는 보다는 가 더 가깝게 읽힌다. 깨달음이 있는 것 같지만 생판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 시에서 가장 명언으로 와 닿는다. 살면서 매번 깨닫지만 익일은 또 여실히 깨지는 게 삶이 아니던가! 정확한 정론이나 정석이 없는 삶, 내가 옳다고 해서 옳은 게 아닌, 대중의 흐름 또한 그 물결이 어디로 가는지 눈여겨볼 일이기 때문이다.

    생무덤이라

    고대 국가에서는 무덤 안에 고인이 살아생전에 사용한 각종 황금과 보물 그리고 중요하다고 여겼던 필수품까지 넣었다. 그것뿐일까? 돼지나 말 이외에 자신이 부렸던 노예까지 데려간 순장을 치르기도 했다. 21c 지금 사는 이 세상에 살아 숨 쉬는 이 공간이 무덤이라면 나는 무엇을 넣어야 할까? 늘 피를 보지만, 옳은 피 하나 없는 가릴 것 하나 없이 간다는 것에 어쩌면 깨끗한 삶이라 위안한다지만 한평생 돈에 쫓고 쫓기다가 거기에 눌려 정말 내가 넣어야 할 진정한 사랑은 잃고 사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생의 무덤 저 끝에 서서 나는 정말 단호하게 끊을 수 있는 용기는 또 있을까? 노화老化가 노화蘆花로 흔들리다가 닿지도 않는 하늘만 닦았으니까! 어느 시인(박종만)의 종시가 지나간다. 나는 사라진다. 저 광활한 우주 속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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