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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저녁은 수국의 빛으로 어두워지기에 =조용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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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3회 작성일 24-08-11 21:26

본문

여름의 저녁은 수국의 빛으로 어두워지기에

=조용미

 

 

    수국이 비를 몰고 온다

 

    이마를 짚어보고 수국 앞으로 간다 슬픔이 아닌 비를 몰고 왔기에 몸은 없고 감각이 앞섰다

 

    밤의 진불암, 머리말의 빗소리에 방문을 열면 큰 수국이 후두둑 희미한 푸른 빛을 내뿜었다

 

    수국이 비를 내리게 한다고 믿은 적 있다

    누군가 알아보지 못할까 봐 그 사랑은 자주 색깔을 바꾸었다 아나벨 로사리오 블루스카이 인더레인

 

    수국이라는 나라에서 부쳐 온 등기우편은 얼룩진 날짜 속 어디쯤을 떠돌고 있는지

 

    진심을 다른 마음으로 숨기고 수국은 자꾸 피어났다 장마는 그치지 않는다

 

    여름의 저녁은 수국의 빛으로 어두워지기에 마음이 단순해졌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602 조용미 시집 초록의 어두운 부분 22-23p

 

 

   얼띤感想文

    시와 관계없이 재밌는 건 우리 말에 있다. 수국을 뒤집어놓으면 국수가 된다. 아무튼, 시인은 수국을 꽤 좋아하는 건 분명하다. 수국은 여기서 시 객체다. 수국이 꽃의 한 종류고 어떤 색상을 가졌으며 어떤 생태계를 이루는지는 크게 상관할 바는 아니다. 그냥 하나의 대명사처럼 다루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시를 읽을 때 수국이라는 이미지로 꽤 불편한 점이 있다면 라든가 그녀로 대치해 읽어 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시인께서 사용한 시어를 잠시 들여다본다. 이마, 단어 끝 절에 마가 들어간 우리 말이 꽤 있다. 가마 성마 진마 혼마 치마 등등 물론 한자어에서 유래한 것들이라 그 변용에 따라 의미는 천차만별이다. 물론 시인께서는 이마를 짚어보았겠지만, 말을 옳기는 일은 시인의 본분이므로 이를 살피며 보아야겠다. 짚어본다는 것도 인식과 더불어 오는 무언가 다루는 작용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고 밤의 진불암, 진불眞佛은 불교적 용어로 모든 집착을 떠난 경지 무상(無相)과 형상이나 형체가 없는 무형(無形)과 불법의 이치와 일치한 법신(法身)을 말한다. , 바위와 같은 큰 돌덩이 그러니까 시의 고체성과 견고성 아니면 병적인 암의 한 종류 즉 시의 전염성을 다룬다. 아나벨 로사리오 블루스카이 인더레인 이는 시의 생경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영어를 몰라 그런 것도 아니다. 빗속에 얼 비친 수국의 한 형태는 시인께 어떤 묘한 것을 떠올리게 했을까? 시의 다의성을 볼 때 언제나 읽는 사람마다 다른 성질로 변하는 것은 분명하기에 말이다. 등기우편, 물론 등기우편이겠지만, 한자의 세계에서 무한한 상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명기한다. 가지런할 등기운이나 기록의 기(.) 비나 오른쪽 세계관을 뜻하는 우(.) 엮거나 조각이거나 책이거나 치우치거나 편(...) 모두 얼룩이다. 시는 역시 진심을 숨기고 피어나는 꽃과 다름이 없는 아! 여기서 또 마가 나온다. 장마, 길고 기나긴 그 말의 여행을 따라 가보는 참으로 비단길이 다름없어라! 여름의 저녁은 가히 수국의 빛으로 어두워지기에 마음은 단순해졌다. 일단, 수국은 그만하고 국수나 먹으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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