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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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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거기에서(there) =나금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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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8회 작성일 24-09-10 21:03

본문

거기에서(there)

=나금숙

 

 

병원에서 외출 나와 맨 먼저 간 곳은

향료와 꿀

그리고 꽃이 많은 도시 여리고,

목소리 애인을 찾으러 간다

바닷속 비밀 구역에서

갓 잡아 올린 전복처럼

전화기 너머 너의 목소리는 통통 튀었지

침엽수림 적시는 바닷바람 소리,

호스피스 병동에서

임종 직전 불어 주는 플루트 소리,

땅에 떨어지지 않으려는 아기 올빼미

나무 위로 치솟느라 날개 치는 소리,

너의 목소리는

 

방울 열매를 부리로 열어

정오를 꺼내 먹는다

하늘을 덮어 끝이 안 보이는 삼나무 애인

발목 없이 벌판을 걷는 안개 애인들

늦봄 같은 그이들 만나러 나는

거기에 간다

 

모두의 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라지만

나는 지금 모두의 일부가 되고 싶어

바다에 떨어져 흔적이 없는 빗방울같이,

당신이 떠나갈 때

벗어 두고 가신 겉옷같이

 

 

   시작시인선 0506 나금숙 시집 사과나무 아래서 그대는 나를 깨웠네 38-39p

 

 

   얼띤 드립 한 잔

    거기에서, 시를 묻은 곳에서 시가 발한 곳이다. 시 전체적인 내용은 마치 병원에서 갓 퇴원한 환자 그것도 죽어서 나간 망자처럼 읽히지만, 그것만으로 이야기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한 폭의 그림처럼 만약 이 화폭에 별달리 이름을 붙인다면 화접도花蝶圖라 해도 되겠다. 시는 모두 비유니까, 시인께서 병원에 있었던 아니든 크게 상관할 바는 아니다. 병원이라는 시어도 남쪽 즉 지면을 상징한다면 향료와 꿀은 시 객체의 제유적 표현이다. 바닷속 비밀 구역에서 갓 잡아 올린 전복처럼 통통 울리는 만남 그건 시 인식의 장을 여는 한 사람에 대한 기쁨 악발토포握髮吐哺하듯 뛰쳐나간 일이다. 전복, 여기서 전복은 온전한 사랑이다. 전복이라 하니 미당의 시 詩論이 스친다.

 

    바다속에서 전복따파는 제주해녀도

    제일좋은건 님오시는날 따다주려고

    물속바위에 붙은그대로 남겨둔단다

    시의전복도 제일좋은건 거기두어라

    다캐어내고 허전하여서 헤매이리요?

    바다에두고 바다바래여 시인인 것을......

 

    침엽수림 적시는 바닷바람 소리, 짠 내 물씬 풍기는 바다에 온몸 적시는 저 객체는 뭐라 얘기해도 침엽수림이다. 콕콕 찍어 누르는 압력과 톡톡 찌르는 저 궤변에 한 번씩 느껴오는 일에 대한 만족감이다. 호스피스, 이 시어를 자세히 보면 죽음과 편안한 임종과 관련한 특수병원인 거 같아도 까닥 잘못 읽으면 말과 평화의 이중적 단어의 합성어처럼 보인다. 그 병동은 시집을 지향한다. 플루트, -루트처럼 읽힌다. -길은 역시 시 객체를 상징한다. 물론 우리말로 하면 피리다. 가죽 피. 저 피에 대한 이치理致 그냥 드립 한 잔 때리는 일이므로 묵과하며 넘어간다. 방울 열매와 부리는 대조적이다. 부리는 이치에 맞지 않는 것으로 새의 부리와 겹쳐 어떤 한 틈을 여는 작용으로 쓰인다. 삼나무 애인, 삼나무라는 말에서 삼은 간여한다는 삼과 터럭 삼으로 깔끔하지 못한 뭉치로 시 객체를 상징한다. 당신이 떠나갈 때 벗어두고 가신 겉옷같이 역시 웃옷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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