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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수프 =조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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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4회 작성일 24-09-20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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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프

=조말선

 

 

    수프를 끓일 때 아버지와 엄마와 나는 항상 마주 앉거나 곁에 앉는다 빙글빙글 냄비를 저으니 아버지와 엄마와 내가 섞인다 빙글빙글 얼굴들이 섞인다 빙글빙글 얼굴들이 뭉개진다 아버지와 아버지와 아버지가 돈다 엄마와 엄마와 엄마가 돈다 나와 나와 내가 돈다 한 그릇 끈끈한 액체가 되기 위해 나는 돈다 나는 수차례 나도 모르게 아버지가 되는 것이다 나는 수차례 나도 모르게 엄마가 되는 것이다 혼숙과 혼음의 수프, 농도가 알맞은 수프는 상처내기 쉽다 아물기 쉽다 잘 끓여진 수프에서 물집들이 솟아오르고 가라앉는다 잘 뭉개진 아버지와 엄마와 나 태어나기 전으로 돌아간 아버지와 엄마와 나 태어나기 전부터 상처인 따뜻한 한 그릇 가족

 

 

   창비시선 267 조말선 시집 둥근 발작 20p

 

 

   얼띤 드립 한 잔

    시인의 시집 둥근 발작한 때는 좋아하는 시집 중 한 권이었다. 마치 시의 교본처럼 읽었다. 시집 나온 지가 꽤 된다. 2006년도 초판 발행이니까, 지금까지 몇 쇄 발행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꽤 찍은 거로 알고 있다. 한동안 시를 잊고 지내다가 어쩌다 생각이 나면 펼쳐보기도 한 시집, 시집도 여러 갖고 있어 어느 시인의 고유한 특색까지 보이기도 한다. 어떤 시집은 사놓고도 감상이나 읽은 내식도 못 하고 덮어놓는 것도 꽤 많다. 이럴 땐 정말 책값이 아까운 적도 있다. 이제는 시 한 수 읽는 재미 없이는 하루가 온전치 못한 느낌마저 든다. 한 며칠 깜깜하게 지내는 일도 시집처럼 등만 보이는 건 아닐까! 쓰는 일에 일기처럼 날씨처럼 닿는 바닥, 언제나 삶은 바닥 닦는 일이라며 하시던 선생님이 떠오르기도 한다.

    시제 수프는 시를 제유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나를 일깨운 존재다. 물집은 구체를 상징하고 상처는 죽음을 예언하는 장이다. 상처가 깊다면 그건 죽음이겠다. 아물다. 이는 시의 고체성을 대변한다. 모두 그러한 성질을 갖는 가족은 자의 모임으로 따뜻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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