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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냥, 그리고 일곱 번째 눈썹 / 유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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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600회 작성일 15-10-22 06:01

본문

사냥, 그리고 일곱 번째 눈썹 / 유미애
      - 投 花 -

우린 이제 아름다운 사냥 감을 돌에 새기지 않는다
부족의 창에 걸려든 작은 짐승
마지막 숨이 고요한 지층을 흔들 때
꽃잎 같은 긴 임종을 불 속으로 내던졌다
짐승들이 인간을 사냥하던 그 때
저들도 심장이 놓인 돌 앞에 둘러 앉아 노래를 불렀을까
어금니에서 귀로 건너가던 낯선 種의 울음소리
살생의 분홍빛이 빠져나갈 때까지 바닥을 긁었을까
동굴처럼 깊은 눈을 껌벅이면
원시의 시간을 벗겨낸 뺨과 입술
고독한 팔다리를 가진 족속에 대한 그리움으로
심장 반쪽이 뜨거워지기 시작 했을까
그렇게, 서로의 상처를 엿보는 슬픔 하나씩을 지니게 된 걸까
낄낄 거리며 뜯어먹는 이 살점의 주인은
어쩌면 내 까마득한 날의 사랑일지도 몰라
붉은 영역 너머로 꽃을 던지는 저녁
비린 눈썹 한 쌍이 건너왔다
추천0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投花 ...

우리네 삶도 그러한 것을

" 비린 눈썹 한 쌍이 건너왔다" 라는 結句에
숨이 막히네요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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