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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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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재첩국 =권혁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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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5회 작성일 24-10-03 20:51

본문

재첩국

=권혁재

 

 

섬진강 여자의 나들이 옷차림이었다

물무늬 드리운

가녀린 작은 몸

 

벚꽃 냄새 밴 손으로 식탁을 닦는 동안

 

뜨거운 냄비 속에서

재첩은 강물을 뱉어 냈다

 

아침 일찍 나선 길에 비 맞는 여자가

몇 번이나 뒤돌아보다

남쪽으로 쫓겨 가며

 

벚꽃 문 입술을 단단히 다물었다

 

떠나간 사랑이 와서

얼굴 비쳐도 웃질 않았다

 

 

   시작시인선 0508 권혁재 시집 자리가 비었다 13p

 

 

   얼띤 드립 한 잔

    재첩국再妾局 한 그릇 잘 먹었다. 첩은 속눈썹으로 보아도 괜찮을 듯싶다. 섬진강에서 섬과 섬의 연결고리는 무작정 나들이밖엔 없을 것 같다. 여자를 끼고 물무늬를 보며 가녀린 저 몸을 어루만지면서 그러면 재첩국 한 그릇 오롯이 담을 수 있겠다. 벚꽃 냄새 밴 손으로 식탁을 닦는 동안, 병원에 가면 소독 냄새가 나고 청국장을 끓이면 온 방이 그 냄새에 진동한다. 많이 배운 사람이면 그 냄새부터가 틀리다. 그런 냄새가 와 있다. 그러니까 뭔데? 빨래를 빤 건 넌데 말이다. 뜨거운 냄비 속에서 재첩은 강물을 뱉어냈다. 뜨거운 냄비는 시에 대한 열정이다. 강물은 시간을 상징한다. 그만큼 재첩은 강물을 먹고 산 것이 된다. 강물은 학문이며 진리다. 아침 일찍 나선 길에 비 맞는 여자가 몇 번이나 뒤돌아보다 남쪽으로 쫓겨 가며 벚꽃 문 입술을 단단히 다물었다. 시에서 아침은 온몸 푹 잠기는 것을 뜻한다. 비 맞는 여자, 아니거나 견줄만한 것에 대한 문자, 뒤돌아보는 행위는 다시 고찰하며 죽음의 어원을 재확인하는 행위다. 남쪽은 아래며 지면을 상징한다. 벚꽃 문 입술, 벚꽃은 붓 필에서 닿는 짝 필이다. 거기서 핀 것들은 벚꽃이라 해도 되겠다. 그 입술은 하나의 테크닉으로 섬세한 감정이라든가 고도의 창작 의도를 끌어내는 시의 게임론이다. 떠나간 사랑이 와서 얼굴 비쳐도 웃질 않았다. 이미 감정은 죽었으므로 남자는 여자의 딸이 시집가는 것을 보는 것으로 이 시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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