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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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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마음 =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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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2회 작성일 24-10-20 19:04

본문

마음

=황인찬

 

 

    너는 멀리 떠나기로 결심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 그러나 주말이 끝나기 전에 돌아올 수 있을 정도로만 먼 곳으로

    가서는 제철 음식을 먹기로 했다 초봄에 어울리는 여리고 어린 쑥과 향기로운 더덕, 살이 오른 어류들, 평소에 좋아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많이 먹어본 적 없는 것들을 너는 떠올렸다

    너는 인적 없는 바다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마음을 먹고 있었다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다는 데 놀라며 자연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움에 새삼 감탄하며 기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기쁨은 이렇게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도 찾아온다

    멀리 떠난 너는 죽음을 생각하며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너는 죽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숨을 쉬었다 여전히 두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너는 주말이 끝나기 전에 집으로 돌아갔다

    슬픔은 바닥을 뒹구는 깨진 유리병 사이에 앉아 돌아올 너를 상상하고 있었다

 

 

   문학동네 시인선 194 황인찬 시집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023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 마음은 한편으로는 꿈처럼 그린 세계관일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이방인으로 바라보는 나, 나는 어떤 사람일까? 주말은 멀리 떠나보고도 싶고 거기서 제철 음식을 먹으며 나를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에 감동하며 폭 적실 수 있는 때아닌 때를 즐기고 싶었다. 봄이 꼭 봄만이 봄일까! 그러나 사건은 이루어졌고 나는 죽었다. 이미 돌아간 그곳은 어둠만이 존재하며 누구도 열어보지 못한 지면 지옥에 갇혀 가끔 찾아오는 슬픔만 보고 있을 뿐이다. 만약 내가 죽고 어둠에 묻혀 있다면 누가 찾아올까, 바로 한 세대 건너 아들은 찾아올까, 어머니 가시면 산소도 없애야겠다고 생각한 나, 제사는 이미 올해를 마지막으로 모두 끝냈다. 시대가 바뀌었으니까 유교는 이제 책에서나 볼 수 있는 예라 생각해서 모두 정리하기로 했다. 아니 정리하기 이전에 이미 정리를 당하고 있었으니까. 바닥을 뒹구는 아내는 깨진 유리병만 볼 수는 없으니까 이곳이든 저곳이든 깜깜한 벽 같은데 어느 벽이든 묶여 있으면 옷 벗을 수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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