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大)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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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9회 작성일 24-11-25 21:02본문
대(大)
=이영광
대한민국이여, 대가리에 쓴 그 대(大)자는
음경확대수술 후유증 앓는 곪은 귀두 같구나
커질수만 있다면 문드러져도 좋아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아
반쯤 얼어터진 봄이 다 가도록
사람 죽여 원혼 만들고
전쟁과는 전쟁할 줄 모르는 공포의
대한민국이여, 함께는 사실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
그것이 절망이겠지
무수히 적을 물리쳐도 예부터
전쟁을 무찌른 용사는 없었는데
대한민국이여, 겨우겨우 키운 좆 움켜쥐고
사창가로 쳐들어가는 취한 수컷 같구나
창비시선 318 이영광 시집 아픈 천국 25p
얼띤 드립 한 잔
시제로 쓴 ‘대(大)’는 상형문자다. 사람이 두 다리를 벌리고 두 팔을 벌려 아주 크게 보이는 모양과 같다. 그러므로 ‘대’자는 다양하게 쓰이는 글자다. 많다거나 높다거나 크다 혹은 심하다는 뜻을 포함한다. 대한민국이여, 대가리에 쓴 그 대(大)자는 음경 확대 수술 후유증 앓는 곪은 귀두 같다고 했다. 반만년의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 자의 통칭이다. 그간 곪을 대로 곪은 민족의 역사에서 아직도 통일을 이루지 못한 민중의 삶까지 그나마 반은 고난과 역경 속에서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은 마치 귀두와 같고 그 후유증은 음경 확대와 같은 내보이기식 어떤 경쟁 구도를 크게 못 벗은 군중의 피복을 상징한다. 그러므로 커질 수만 있다면 문드러져도 좋고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 사실, 그렇다. 너무나 심한 경쟁을 치러야 하고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얼마나 많은 고통이 따랐을까! 여기에 물질적 사랑은 정신적 사랑을 압도하기까지 했다. 반쯤 얼어 터진 봄이 다 가도록 사람 죽여 원혼 만들고 전쟁과는 전쟁할 줄 모르는 공포의 대한민국이여, 함께는 사실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 그것이 절망이겠지. 그나마 살 수 있을 정도의 세계화에 내달려 온 대한민국이다. 그러나 여전히 내부적인 갈등은 식을 줄 모르고 이를 잠재우거나 평정할 방법은 아예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므로 시인은 전쟁을 무찌른 용사는 없다고 했다. 여기서 전쟁은 내부적인 갈등을 묘사한다. 돌아가는 정치판을 보더라도 좌측은 그나마 믿을 만한 사람이 없어 한 사람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대(大)에 몸을 싣고 우측은 이건 아닌데 어찌 이 나라가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탄식하며 다시 긁어내리는 일에 몰두한다. 그 어느 쪽도 함께는 미사여구美辭麗句며 사실은 용호상박龍虎相搏이다. 개자식들, 겨우겨우 키운 좆 움켜쥐고 사창가로 쳐들어가는 취한 수컷과 뭐이 다를까! 그나마 키운 경제에 이에 걸맞은 다양한 시각과 실천을 제시하고 보다 나은 민중의 삶을 인도하는 게 우선이 되어야겠다. Ae 좆 대가리, 좆 대가리들, 피 터지게 싸우는 저 귀두들 어디다 좀 처넣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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