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포무도(溪山苞茂圖) =전동균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계산포무도(溪山苞茂圖) =전동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4회 작성일 24-12-17 20:12

본문

계산포무도(溪山苞茂圖)

=전동균

 

 

    갈필의 손은 높이 솟은 나무와 멀어지는 산과 대밭 옆 오두막 두칸을 그렸지 허나 보이는 건 바람뿐이야

 

    도둑처럼, 흐린 먹빛 속을 스미어 댓돌 하나 놓고 싶다 닳은 신발 몇켤레, 아니면 밥 짓는 연기라도.....댓잎 두들기는 적요의 소나기떼, 무슨 얘길 하고 있지 않나? 사람이 사람을 만난 듯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사이에서 제 그늘마저 삼킨 나무들, 그 아래 취한 낯빛으로 서서 자꾸만 흩어지는 하늘을 품은 적 있나니, 벗은 발목엔 생의 비밀을 엿듣는 푸른 귀가 여럿 돋았나니

 

    심장에 얼음 어는 소리

    찢어져 불을 뿜는 댓잎들

 

   창비시선 375 전동균 시집 우리처럼 낯선 13p

 

   얼띤 드립 한 잔

    계산포무도溪山苞茂圖는 추사 김정희의 문하에서 그림을 배운 천재 화가 전기의 작품이다. 그는 1825년 개성 전씨 가문에서 태어나 30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했다. 그의 그림을 보면 아주 거친 붓으로 대충 휘리릭 그은 것처럼 거칠고 어떤 정립된 상황을 묘사하지는 않는다. 얼핏 보아도 아! 이게 오두막이고 이건 나무고 댓잎이 보이니 대나무 숲이겠다. 그 뒤 산이 흐르고 그 흐른 정황을 보면 바람이 순간 지나간 듯 매우 추상적이다. 물론 그림을 잘 못 보는 필자의 소감이다. 그것처럼 시인의 시는 마음을 대변한 듯이 그려나간다. 너와 나의 관계에서 굳이 너라는 것도 특별히 지칭한 것도 없다.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보는 윤동주 시인과 같이 그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만 있었을 뿐이다. 도둑처럼 흐린 먹빛 속을 스미어 댓돌 하나 놓고 싶다 닳은 신발 몇 켤레, 시의 고체성에 접근성과 여린 목숨 하나가 간당거린다. 밥 짓는 연기처럼, 가물거린다. 댓잎 두들기는 적요의 소나기 떼만 있었을 뿐 진정 마음에 닿는 귀는 보이지 않는다. 발기발기 찢어놓고 싶은 이 댓돌 하나에 부질없는 신발 하나 들고 내리치면서 나 오늘 어찌 살까 물 흐르고 산 높고 무성하리만큼 복잡한 심장 어는 소리에 어디에라도 고함을 지르고 싶은 당수 나무가 버젓이 바람만 맞고 있다.

 

    *그림=네어버에서 가져온거임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61 1 07-07
4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 0 06-22
491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 0 06-18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1 0 06-1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5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4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9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3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0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9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4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8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13
4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 0 04-1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