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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의 독방 =이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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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0회 작성일 25-01-10 21:55

본문

춤의 독방

=이혜미

 

 

    나는 이제 막 절망하기를 마친 사람. 무엇의 중심도 되지 않으려 너의 손을 잡고 경쾌하게 돌고 돈다 흐린 장막이 펼쳐진다. 두렵지 않니? 서로 다른 몸이 하나의 시간에게 벌이는 일이. 두근대지 않니? 저 수 많은 점들이 편재(偏在)하며 사람에게 문양을 허락하는 일이.

 

    그것들 별자리를 이룰 줄 알았는데. 잘못 그어준 선들이 서로를 깊이 추워한다. 나는 무엇이라도 붙잡고 흐르는 자, 문장이 아닌 척 노래 속으로 스며들면 너의 불신은 얼마든지 나의 양식이 된다. 이 음악이 끝나더라도 홀로 있는 한 너와 나는 완벽해진 한 쌍.

 

    아름다운 그림자를 가지기 위해 서로를 배제하는 법을 익혔지. 그것을 너는 소용되지 않는 말들로 이루어진 행성이라 했지만, 나는 그 어둠에 손을 담근 채 떠나갈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우리는 흩어지고 싶었던 것 같은데. 장막이 걷힌 후에는 끔찍하게 선명한 얼굴, 얼굴들,

 

    창비시선 335 이혜미 시집 보라의 바깥 38p

 

    얼띤 드립 한 잔

    수많은 점을 이으면 하나의 선이 완성된다. 그 하나하나의 점에 웃다가 혹은 참을 수 없는 비애를 느낄 때도 있다. 한쪽은 절망하기를 마쳤다. 다른 한쪽은 오늘도 여전히 절망한다. 점의 방향을 무시하고 제 갈 길 걸었기 때문이다. 한쪽은 손을 잡으려고 구태여 애썼고 한쪽은 귀신에 씌었는지 끝끝내 뿌리쳤다. 참 웃지 않을 수 없는 일, 그러나 온몸 박아 놓은 문양에 소름이 돋고 정신병자가 따로 있을까 싶다. 한때 겨울이 싫은 적 있었다. 진정한 추위를 몰라서다. 정신 번쩍 들라 찬물에 샤워해도 요즘은 춥지가 않다. 냉방에 발 딛고 앉아 하루를 곱씹어도 이젠 얼지 않는다. 더한 추위를 맛보고 서 있으면 싸한 그림자까지 안아 불신을 믿고 살았던 한때도 모두 천진난만하기만 해서 여전히 표정만 더럽힌다. 저 흐르는 점 점들의 행진에 함께 춤을 출 수는 없을까? 독방은 독방이 아니고 하수에 지나지 않는 각종 유기물의 집합체 꼴값을 떤다. 진정 아름다운 것은 무엇인가? 저 행성에 닿을 힘은 무엇인가? 갈기갈기 찢은 몸피들 어디로 흘렀는지 찾을 수 없는 탄소의 물질들 지구 온난화에 구태여 이바지하고 마는 저 둔치에는 오늘도 돌배나무 한 그루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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