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나무를 보면서/ 강태승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벚나무를 보면서/ 강태승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8회 작성일 25-05-29 16:13

본문

벚나무를 보면서/ 강태승


나도 저 벚나무처럼 오지게 꽃을 피우고 싶다

손과 발 이마와 정수리에도 꽃을 달고 싶다

심장과 간 오장육부 어디든지 꽃 피우고 싶다

심지어 불안 우울 절망에도 꽃을 마구 달고

봄비 맞으면서 개울가에 당당히 선 나무처럼

나도 핏줄마다 뼛속 어디든 빈 곳 없이 피워

한나절이라도 벚나무처럼 환하게 서고 싶다

미치도록 꽃을 피우고도 올바르게 선 벚나무

환장하게 달고서도 한마디 말이 없는 나무

온몸이 부서질 듯 사지(四肢) 찢어질 듯이

보석 또는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수류탄처럼

제 안의 모든 것을 밖으로 던져버린 나무

나도 저렇게 하늘과 땅에 섰다가 가고 싶다

한나절이 아니라도 잠깐의 들숨과 날숨 사이,

개나리 진달래 목련 아니면 민들레 냉이꽃

논두렁 밭두렁이면 어떻고 외딴집이면 어떠랴

아무도 찾지 않는 암자 뒤뜰이래도 좋으니

제 꽃에 제 그림자도 맑게 빛나는 벚나무

그렇게 날 찾아오는 날이 오늘이면 좋겠다

아니 너도 이미 벚나무보다 많은 꽃을 달고

하늘과 마주친 천지를 맨발로 여행하는 중이다!


(시감상)


만원 버스에는 만 가지의 꽃나무가 서 있다. 때로는 앉은키로 풀처럼 창밖을 바라보는 수많은 꽃잎들, 잎을 펼치고 조리개를 열고 꽃망울을 들여다본다. 생김새는 만물상처럼 다양한데 표정은 오직 단 하나, 석상처럼 모두 무표정의 이름표를 단 근엄이다. 메스도 없이 속내를 갈라 들여다보면 천둥이 울리고 벼락 치던 날을 건너 한 송이 꽃대 올리고 싶었을 게다. 봄날의 그 향기도 이젠 검버섯을 먹고 자라 불 꺼진 화덕이다. 열기가 증발한 불 뺀 화덕에 빈 손을 가만히 얹는다. 따뜻한 온기가 혈관을 타고 심지를 돋운다. 발끝에서 부터 뜨거운 물줄기가 솟고 날개옷도 없이 굴뚝을 지나 아무도 몰래 수증기처럼 승천하는 중이다.


(시인프로필)


1961년 충북 진천 백곡에서 태어났다. 2014 문예바다』 신인문학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김만중문학상포항 소재 문학상머니투데이』 신춘문예백교문학상한국해양재단 해양문학상추보문학상해동공자 최충 문학상한국해양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시집으로 칼의 노래』 등 디수의 시집을 발간했다한국작가회의 회원이며 문예바다와 시마을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04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20 1 07-07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 05-30
열람중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5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0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8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4-13
4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4-12
48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0
48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 0 04-08
48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4-06
48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 0 04-05
48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05
48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03
48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4-03
48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5 0 04-02
48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3-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