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서/홍혜향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혹서/홍혜향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187회 작성일 25-06-28 12:44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0629」


서/홍혜향



쌀통에서 쌀벌레가 기어 다녔다


에어컨 실외기가 종일 돌아갔다

여름형 여우꼬리선인장이 축 늘어졌다


어느 날 실외기실 문을 열자

불탄 숲이 보였다

뜨거웠고 타다 만 덤불은 새들의 둥지였다

검은 날개가 돋고 있었다


어미새가 흰 깃털 하나를 떨궈놓고 갔다


나는 고온에서 자라는 깃털이 궁금해 문 앞을 서성였다


실외기실은 초인종이 없어도

두드리지 않고 문을 열 수 있다


어느 날엔 문을 열자 심해동굴 같은 검은 눈이 소리를 질렀고

놀란 나는 문을 닫았다

네 식구가 있었다


나는 온열동물이 아니다 주인과 어떤 파동이 맞아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지었을까

좁은 가정은 40도를 잘 견딘다


다육의 잎이 돋는 동안

아기새들의 등에도 검은 잎이 돋았다

빛을 받을수록 검게 물든다

새로 돋은 잎은 하얗다


물금만 남아 있는 접시에 살며시 물을 부어 주었다


(시감상)


여름이다. 혹서기가 왔다. 어느 다큐에서 본 기억이 난다. 뜨거운 사막에서 사는 동물이 있다는 것을, 심해 깊은 곳에도 생물이 있다는 것을, 유황이 끓는 온천수에도 박테리아가 산다는 것을, 관심을 두고 보면 모두 생명이다. 김춘수 시인의 말처럼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내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시인이 발견한 생명은 조롱조롱 자라고 있다. 혹서와 혹한은 생명의 조건이 아니다. 관심과 사랑이 최고의 생육조건이다. 시인이 바라보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과 작은 배려가 불쑥 존경스럽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홍혜향 프로필)

월간 모던포엠 신인상 수상, 2023 아르코 창작기금 수혜



홍혜향 시인









추천0

댓글목록

Total 4,923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85 1 07-07
492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 0 07-16
492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7-12
492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7-09
491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7-05
491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7-05
열람중
혹서/홍혜향 댓글+ 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0 06-28
491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9 0 06-28
491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6-27
491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6-25
49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6-25
49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7 0 06-22
491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1 0 06-18
49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6-15
490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1 0 06-12
49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6-08
49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 0 06-08
490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2 0 06-05
490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6-05
49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 0 06-05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7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0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0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8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0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5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3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2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5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5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6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 0 04-27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