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유한다 비전을 접수한다 / 신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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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550회 작성일 15-11-13 15:45본문
나는 사유한다 비전을 접수한다 / 신지혜
- 롱 아일렌드 해안에서
잠언 같은 저녁놀이 피었다 진다 꽃이파리처럼 내 사유 몇 잎이 뚝뚝, 떨어진다
바다가 쏘아올린 둥근 달, 그 질긴 달빛이 나를 포승 지어 우주 어디로 끌고간다
지금 이밤을 통째로 압송 중이다
나는 천천히 인적없는 달빛 해안을 끼고 걷는다 내 속은 텅 비어있다 내가 유리잔
이다 노오란 달빛이 찰랑거린다 흰 파도와 다투어 잔을 부딪친다 몇 천년을 두터이
껴입고 반가 사유하는 희고 단단한 저 돌들처럼 내 안에 시퍼런 불이 켜진다 쓸쓸함
의 미세한 알갱이들 텅텅 마알간 공명이 울린다
잠시, 물거울에 날 비춰보고 돌아섰는데 금세 나를 잊어버린다 나는 누구일까, 그런
물음표 같은 발자국 들이 듬성듬성 모래 해안을 끌고 바다로 들어간다 나는 허리 굽혀
심해를 가만 들여다 본다 세상이 그 안에 들어있다 우리는, 마치 서로가 배경이듯, 필연
에 의해 마주친, 산란한 눈빛이다 서로가 그리워 흐려진다
쓸쓸한 행성처럼, 내가 허공 중심에 걸린다 푸른 한숨을 뿜어낸다 예서 제서,숨은 존재
들이 앞다퉈 사유를 켠다 막막한 우주의 관제탑에 오늘, 내가 비로소 행성의 이름으로
등록된다 나는 반짝반짝 쇠줄보다 더 강한 사유의 뿌리를 저 우주 물밑에 늘어뜨린다
가끔씩, 찌가 들썩거린다 나는 사유한다 비전을 접수한다
* 신지혜 : 2002년 현대시학 으로 등단
- 롱 아일렌드 해안에서
잠언 같은 저녁놀이 피었다 진다 꽃이파리처럼 내 사유 몇 잎이 뚝뚝, 떨어진다
바다가 쏘아올린 둥근 달, 그 질긴 달빛이 나를 포승 지어 우주 어디로 끌고간다
지금 이밤을 통째로 압송 중이다
나는 천천히 인적없는 달빛 해안을 끼고 걷는다 내 속은 텅 비어있다 내가 유리잔
이다 노오란 달빛이 찰랑거린다 흰 파도와 다투어 잔을 부딪친다 몇 천년을 두터이
껴입고 반가 사유하는 희고 단단한 저 돌들처럼 내 안에 시퍼런 불이 켜진다 쓸쓸함
의 미세한 알갱이들 텅텅 마알간 공명이 울린다
잠시, 물거울에 날 비춰보고 돌아섰는데 금세 나를 잊어버린다 나는 누구일까, 그런
물음표 같은 발자국 들이 듬성듬성 모래 해안을 끌고 바다로 들어간다 나는 허리 굽혀
심해를 가만 들여다 본다 세상이 그 안에 들어있다 우리는, 마치 서로가 배경이듯, 필연
에 의해 마주친, 산란한 눈빛이다 서로가 그리워 흐려진다
쓸쓸한 행성처럼, 내가 허공 중심에 걸린다 푸른 한숨을 뿜어낸다 예서 제서,숨은 존재
들이 앞다퉈 사유를 켠다 막막한 우주의 관제탑에 오늘, 내가 비로소 행성의 이름으로
등록된다 나는 반짝반짝 쇠줄보다 더 강한 사유의 뿌리를 저 우주 물밑에 늘어뜨린다
가끔씩, 찌가 들썩거린다 나는 사유한다 비전을 접수한다
* 신지혜 : 2002년 현대시학 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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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인 자신에게 보내는, 유미주의적 사신(개인적 편지)이라 할까
시인이라면, 그 누구도 허술히 다룰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고..
잘 감상하고 갑니다
서울 출생, 미국 이주
재외동포문학상(제3회) 시부문 대상 수상(2001)
미주 중앙일보신춘문예 및『현대시학』으로 등단(2002)
한국문인협회, 미동부문인협회이사, 재미시인협회,미주문인협회원
뉴욕중앙일보 <시와의 대화> 연재. 칼럼니스트
미주중앙일보, <시와 함께> 연재
미국시인협회(P.S.A) 회원.(Poetery Society of America) Member
시집으로『밑줄』(2007)
湖巖님의 댓글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작가의 자세한 소개 감사합니다
저는 재외 동포라는 정도 밖에 몰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