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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책읽기 / 박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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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400회 작성일 15-11-2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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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책읽기 / 박유라

카페 <블루> 에서 흘러내리는 바코드 길게,
장맛비가 내린다
출렁이는 수평선에 빨대를 꽂고
책을 읽는 밤

어디선가 삐걱이는 문, 바람에 슬리는 파도
그런 것들로 내가 지쳐 잠든 사이
- 나는 혹시 물고기가 꾸는 꿈이 아닌지
알 수 없는 문자들이 카피되는 카페
우울한 음악이 흐르는 저 바다 멀리
바디바바디바 혈액형의 산모가
꿈을 꾸고 있다 꿈은 꿈에 잇닿아 있고
어쩌면 음악파일 "ocean blue" 는 끝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누군가는 저 음악을 듣겄지
바다에서 나가 흘러오고 흘러가는 밤을 오래 바라보겠지

빨대에서 흘러내리는 시큼한 맛의 바다
오랜지빛 동이 터온다
오늘은 어제 마시다 남은 음료 같은 것일까
- 낡고 얼룩진 필사본을 버리고*
나는 이제
- 저 뜨겁고 비린내 나는 바다에서
- 바코드 한 장 뽑아들고 어디로든 문 밖으로 가야 할 텐데
-가-야-할-텐-데-

* 리마 규르미의 티벳음악 앨범 리뷰에서 이미지 차용

* 박유라 : 1987년 <시문학>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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