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간 가네/노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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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2,558회 작성일 15-11-29 22:15본문
황간 가네/ 노창재
우리나라에서 제일 멀고 외진 곳이 황간인 줄 알았네.
그곳엔 스스로를 포박하여 유배시킨 자들이 언어를 지우고
혼자만의 상형문자로 점점이 틀어박혀 화전이나 일구는지 알았네.
환영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기차의 공무니, 바랜 역사에는
끝끝내 타고내리는 승객 한 명도 없을 것 같았네.
하여 갈 수 없는 곳,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황간 가네.
막바지 오르막의 솔바람 그늘 같은 사흘을 굶고 헤매다 당도한 우물 같은
십년 벙어리가 말문이 트여 저, 저, 저런 하며 쫓아와 국밥 한그릇 내밀 것 같은
나,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황간 가네.
마르고 뒤틀려도 기어이 포도송이를 달아내며 유저의 닭을 치는 사람들
한 송이 포도와 한 꾸러미 달걀을 훔쳐도 이유 없이 용서 받을 것 같은 유폐는 무죄라는 관습이 불문율로 굳었을
그래서 나의 유죄는 늘 속절도 하염도 없이 가본 적 없는 그곳
황간 가네.
시집[지극] 2015.문학의전당
우리나라에서 제일 멀고 외진 곳이 황간인 줄 알았네.
그곳엔 스스로를 포박하여 유배시킨 자들이 언어를 지우고
혼자만의 상형문자로 점점이 틀어박혀 화전이나 일구는지 알았네.
환영처럼 왔다가 사라지는 기차의 공무니, 바랜 역사에는
끝끝내 타고내리는 승객 한 명도 없을 것 같았네.
하여 갈 수 없는 곳,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황간 가네.
막바지 오르막의 솔바람 그늘 같은 사흘을 굶고 헤매다 당도한 우물 같은
십년 벙어리가 말문이 트여 저, 저, 저런 하며 쫓아와 국밥 한그릇 내밀 것 같은
나,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황간 가네.
마르고 뒤틀려도 기어이 포도송이를 달아내며 유저의 닭을 치는 사람들
한 송이 포도와 한 꾸러미 달걀을 훔쳐도 이유 없이 용서 받을 것 같은 유폐는 무죄라는 관습이 불문율로 굳었을
그래서 나의 유죄는 늘 속절도 하염도 없이 가본 적 없는 그곳
황간 가네.
시집[지극] 2015.문학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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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충북 어디쯤 있는 곳인가요
많은 시인들이 그들 시의 소재로 삼는 황간..
한 번도 가보진 못했지만, (황간이 저한테 오라고 한 적도 없었지만)
아무튼,
사람들 가슴마다 쓸쓸함이 찾아오면
불현듯 어깨에 깃이 돋아나
사람들은 다투어 철새가 되어
찾아드는 곳
아마도, 그런 곳이지 싶습니다
살아오며, 유난히 죄가 많은 저 같은 사람의
참회를 위한 유배지로 참 좋겠단 생각도 하나 떨구며...
잘 감상하고 갑니다
영선 시인님,
나문재님의 댓글
나문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경북 김천하고
충북 영동 사이에 낑겨있는 동네,
백화산이 있고 월류봉이 있어서 달이 물속에 풍덩 빠지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하는곳,
글고 그 무신 절이, 아, 반야사가 있는 곳,
그리고 중요한 건 상순아지매가 여름에는 포도농사를 짓고
가을에는 감 깎아 곶감을 만드는 곳,
기차가 천천히 지나가는 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