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 김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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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李진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2,288회 작성일 16-01-06 08:55본문
우리 할머니 / 김태운
젖을 떼고 나서부터
적어도 중학생이 되었을 때까지
할머니의 손엔 늘
회초리 붙들고 계셨다
욕쟁이 할망
억척 할망
홑어멍
그 허한 가슴엔 바람 잘날 없었다 저승길 재촉해버린
남편 쑤셔대고 전장에 묻힌 큰 아들 대못을 쳤다 막내딸
안타깝게 울먹이며 구석구석 후비고 들썩거리기 일쑤였다
남은 자식들 뭉뚱그려 셋씩임에도 개똥도 못 치워 쩔쩔
매던, 개중 하도 잘난 한량 하나는 개뿔도 없이 큰소리만
뻥뻥 피 마른 가슴 윽박질렀다
장손인 나, 시험 치르는 날엔 어김없이 신령님 전 제상
차려놓고 삼배하라던 할머니
공부하라며 회초리 들고 때리던 어느 날
할머니 눈엔 눈물 그렁거렸다
장손 하나라도 건져보려던 할머니
지금쯤, 그 눈물 거두셨을까
김태운 시인 시집「칠색조 변주곡」에서
고향이 제주인 김태운시인의 어린 시절 그림이다.
그 시절엔 모두가 겪었을 사연 하나씩 없을까만 시집에 고백형식으로
남겨놓은 글에서 제주 4.3사건에 얽혀 있는 더한 아픔을 보았다.
시마을에서 테우리란 아이디의 김태운시인을 누가 모를까?
이렇게 잘 자라 시인으로 그 필력을 펼치니 할머니 눈물 거두시고 환한 웃음 웃으시리라.
끝없이 솟는 詩샘을 가진 시인의 앞날에 건승을 빈다.
젖을 떼고 나서부터
적어도 중학생이 되었을 때까지
할머니의 손엔 늘
회초리 붙들고 계셨다
욕쟁이 할망
억척 할망
홑어멍
그 허한 가슴엔 바람 잘날 없었다 저승길 재촉해버린
남편 쑤셔대고 전장에 묻힌 큰 아들 대못을 쳤다 막내딸
안타깝게 울먹이며 구석구석 후비고 들썩거리기 일쑤였다
남은 자식들 뭉뚱그려 셋씩임에도 개똥도 못 치워 쩔쩔
매던, 개중 하도 잘난 한량 하나는 개뿔도 없이 큰소리만
뻥뻥 피 마른 가슴 윽박질렀다
장손인 나, 시험 치르는 날엔 어김없이 신령님 전 제상
차려놓고 삼배하라던 할머니
공부하라며 회초리 들고 때리던 어느 날
할머니 눈엔 눈물 그렁거렸다
장손 하나라도 건져보려던 할머니
지금쯤, 그 눈물 거두셨을까
김태운 시인 시집「칠색조 변주곡」에서
고향이 제주인 김태운시인의 어린 시절 그림이다.
그 시절엔 모두가 겪었을 사연 하나씩 없을까만 시집에 고백형식으로
남겨놓은 글에서 제주 4.3사건에 얽혀 있는 더한 아픔을 보았다.
시마을에서 테우리란 아이디의 김태운시인을 누가 모를까?
이렇게 잘 자라 시인으로 그 필력을 펼치니 할머니 눈물 거두시고 환한 웃음 웃으시리라.
끝없이 솟는 詩샘을 가진 시인의 앞날에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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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미소..님의 댓글
미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할머니의 눈물, 그 애타는 속마음을 보셨군요.
사랑하는 손주의 시를 하늘에서 읽으시며 환해지셨을 것 같습니다. 김태운 시인님, ^^*
덕분에 좋은 시 좋은 감상 잘 감상했습니다, 李진환 시인님, ^^*
두 분 좋은 일 많으시고 늘 행복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