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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 차창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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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88회 작성일 16-02-0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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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서 / 차창룡

지식의 배설물들을 이렇게 체계적으로 쌓아놓으니
참 두엄자리 장관이로다
이 거름 뿌리면 저 수많은 두뇌의 화초들
이파리에서 김이 무럭무럭 나리니
복사실에선 지식을 태우는 연기가 스모그를 이루고
사람들은 스모그 속에서 의식의 사리를 줍는다

계통적으로 정리된 나무의 납골당에서
진시황이 불태운 책 한 권을 꺼내드니
살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사람들의 시체가 시커멓다
얇은 종이관이 안치된 시체들에게 소중히 경배하면서
우리는 제사장에게 우리들의 이름 한 점씩을 떼어주고
시체들이 제공하는 언제나 날것인 죽은 회를 음복한다
이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제사법이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은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낳고
유다는 다만에게서 베레스와 세라를 낳고
베레스는 헤스톤을 낳고 헤스톤은 람을 낳고
람은 아미나답을 낳고 아미나답은 나손을 낳고 *
지식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 썩어가노라

달마는 지혜의 해골을 혜가에게 건네주고
혜가는 승찬에게 건네주고
승찬은 도신에게 건네주고
도신은 홍인에게 건네주고
홍인은 혜능에게 그 해골 건네주니
지혜 또한 썩고 또 썩어 다시 똥이 되는데

그 똥 먹기 위해 이렇듯 북새통을 이루니
똥을 퍼주는 배식원들은 자꾸만 불친절해지고
오줌 한 방울도 흘리지 않기 위해 배고픈 사람들은
아무 소리 못하고 똥독을 소중히 받아 안는다
아 그거름 모래비처럼 세상에 쏟아질 날
입 벌리고 기다리노라
이것이 오늘날 우리들의 새로운 고행법이다

나무의 시체를 먹고 또 먹어
나의 뱃속에 도서관만한 나무 한 그루 뿌리내릴 때까지
나는 나를 낳고 나는 나를 낳고
나는 나에게서 나와 나를 낳고
먼저 죽어야 할  나의 고기로 회를 쳐먹는 시간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는 헛된 식욕을 위해
시간의 목탁을 두들기며 탁발하는

* 마태복음 1장 2-4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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