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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락 외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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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141회 작성일 16-04-09 13:11

본문

뜨 락 / 전남진

이 지루한 날들이 어서 지나가길

소나기를 피하듯 나는

네 뜨락에 잠시

이 생을 피한다

이유도 모른 채 네게서 머문

한나절

비 그치길 기다리는

이 짧은 생,


현 수 막 / 전남진

찢어진 현수막이

쇠파이프 기둥에 묶여 있다

흰색 나일론 로프가

둘둘 말린 현수막을 칭칭 감고 있다

구호를 품은 현수막

말을 묶인 현수막

바람이 불자

끄트머리 천을 맹렬하게 흔든다

제발 풀어 달라고

할 말이 있다고

* 전남진 : 1999년 <문학동네>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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