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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 / 박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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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2회 작성일 20-12-21 12:35

본문

[조세금융신문 "양현근 시인의 詩 감상"  2018.11.21]

  

   박정원

 

누가 나를 제대로 한방

먹여줬으면 좋겠다

피가 철철 흐르도록

퍼런 멍이 평생 지워지지 않도록

찡하게 맞았으면 좋겠다

상처가 깊을수록

은은한 소리를 낸다는데

멍울 진 가슴 한복판에 명중해야

멀리멀리 울려 퍼진다는데

오늘도 나는 처마 밑에 쭈그리고 앉아

서쪽 산 정수리로 망연히

붉은 징 하나를 넘기고야 만다

징채 한번 잡아보지 못하고

제대로 한번 울어보지도 못하고

모가지로 매달린 채

녹슨 밥을 먹으면서

 

 

[감상]


징소리는 제 몸의 상처가 깊을수록

가슴속에서 길어 올린 소리로 멀리 퍼져나간다

상처 없이 완성되는 삶이 어디 있으랴

징채도 한 번 제대로 못잡고, 그렇다고

목청껏 소리내어 울지도 못하는

붉은 징 같은 삶이 곧 서민들의 삶 아닐까 싶다

언젠가 가슴 한 복판에 명중하는 징소리를

꿈꾸며 오늘도 처마 밑에 쭈그려 앉는다

(양현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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