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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현대시학 신인상 수상작 / 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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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13회 작성일 21-11-16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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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현대시학 신인상 수상작

 

[코프만 씨 아아아! 14/ 유정]

 

 

코프만 씨 아아아! 1

코프만 닮은 코프만 씨

 


얼마 전 이사 온 나의 유쾌한 이웃은

반려견을 코프만 씨라고, “코프만 씨 이제 잘 시간이에요

그런 그를 주민들도 코프만 씨라고, “코프만 씨 안녕하세요

두 명의 코프만은 늘 똑같은 옷과 비슷한 식사를

단정한 동작과 함께!


점점 늘어나는 코프만

아마존 앵무새, 납작머리개구리, 긴팔원숭이 등

기체에 문제가 있었지만,

아비앙카 항공은 브라질산 열대식물을 코프만 씨 집으로 배달

이름이 열여덟 글자인 잎들은 안개를 등지고 베란다 맨 왼편으로!

한편, 대리석 현관을 건너온 붉은 악어는 욕조 안에서 첫날밤을

18번째 코프만


마을에 퍼진 소문

<직원 모집, 코프만 씨 코프만들을 코프만 씨처럼 돌볼 사람 구함>


최종 합격자 18.

담당 3

코프만 씨가 저 녀석들을 모두 코프만이라 부르지?”

담당 7

아니야, 조금씩 발음이 다른 것 같아.”

담당 16

아니야! 다 똑같애.”


여행에서 돌아온 코프만 씨

그의 실크옷 주름처럼 금이 간 화분,

어떤 코프만이 그랬어?”

일제히 그를 쳐다보는 코프만

어떻게 된 거야!”

모든 직원의 대답

그게요, 코프만이 코오프만을 때려서

다른 코푸우만이 코오우프만과 싸우다가,”

그만!!!”


다음 날, 코프만 씨는 코프만이 되었다

 

 

 

코프만 씨 아아아! 2

18분의 1

 


바비큐 파티에서 돌아온 나의 주인이

햄 덩어리를 창틀에 걸어 놓았을 때,

러시아산 굵은 총탄은

내 두꺼운 등을 긁어주던 소녀 에바의 잠을 깨웠다

나는 *부쿠레슈티의 거리로 내몰렸다

혁명은 도시를 덮쳤고,

내 뒤로 햄 덩어리가 떨어졌다


항로를 몇 번 바꾼 노란 비행기는

줄무늬 지붕의 저택으로 나를 안내했다.

주인의 실크 침대가 불편했던 나는 살며시

네 번째 욕조로 가서 첫날밤을

그날, 이 나라의 저녁 뉴스는 다음 사실을 보도

5년간 한강에서 인양된 시신 1000구 넘어

“7~8월에 집중

직원들의 멍청한 발음에 쫓겨난

나의 다음 정착지는 정육점.

보직은 야간 경비.

1mm씩 몰래 목줄을 끊어갈 무렵,

밤마다 **로아에게 피를 바치는

검은 피부의 마들렌 여사와

그 어깨 위의 가짜 새는 나를 응시했다

저것도 팔아요?”


사인 : 대퇴부 골절 및 과다 출혈(지문 없음)

용의선상 : 턱수염에 집착하는 정육점 주인

눈썹 없는 헬스 트레이너

최근 욕조를 개조한 마들렌 여사의 전남편


다음 날, 상가 입구에 붙은 전단지

<오늘부터 악어고기 판매>

원산지 모름, 가격 협의

 

  *루마니아의 수도.

  **부두교 신령.

 

 

 

코프만 씨 아아아! 3

코프만 속의 코프만 씨

 


그는 제 나이보다 서른 살쯤은 더 먹은 사람처럼

힘 빠진 손으로 느릿느릿 글을 쓰곤 했다


그가 글을 쓰는 오후는

거리를 배회하는 개와 고양이들이

어슬렁거리며 그의 집 앞에 모여드는 시간


그가 만든 주인공도 그를 닳아서인지

겁 많고 동물 좋아하는 늙은이였다


, 오으, 푸우, 마아암

늦은 밤 그의 코 고는 소리는

그의 동물들에게 창작보다 더한 고통으로 다가왔다


주임들은 항상 지친 모습의 그를

관심 어린 눈으로 지켜봐 주었다


옆집 누군가는

빈 욕탕 속에서 가만히 누워 있는 그를 발견하고

숨을 헐떡이며 경찰에 신고했다

부적절한 상상의 죄목으로 즉결심판 3일 구류형


또 다른 옆집의 누군가는

어정쩡한 자세로 화분을 밟고 서 있는 그를 발견하고

황급히 동사물소에 민원을 넣었다

화분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죄목으로 50만원 벌금형

또 다른 옆집의 누군가가

바나나 속살을 한입 베어 문 그를 발견하는 순간,

그는 그 누군가를 향해 울분을 토했다

그만!!!”


그날 밤,

그는 자손들이 자신의 몸을 갈기갈기 찢는 꿈을 꾸었다

 

 

코프만 씨 아아아! 4

코프만을 사랑한 코프만

 


서로를 다르게 부른 코프만

네로와 페로


먼저 수컷 강아지가 암컷 고양이 이름을

페로, 페로야, 심심하지?”

그때마다 엉덩이를 치켜들고 돌아서는 페로

그 자리에 눈꽃처럼 붉은 털이 떨어지고

난 네로라고 할게. 네로, 안 심심해?”

달이 밤을 지나갔다


네로는 매일 페로를 쫓아다녔다

그녀가 움직일 때마다

커다란 주석 브로치가 덜렁거렸다


온몸에 퍼지는 어지러운 향

늘어나는 네로의 흉터

그리고 늙은 피부에 스며드는 피


당시 여장에 심취한

코프만 씨가 코프만들을

모두 내쫓았을 때,

끝에서 두 번째 줄에

서 있던 네로는 페로를 잃어버렸다


네로는 동네에 늘어선 자동차 아래를

동굴처럼 지나가며 페로를 찾았다

비를 피해 들어간 정육점에서는

18번째 코프만 시체를 보았고,

문득 떠오른 놀이터에서는

새로 수집된 다른 코프만들의 행렬을 목격


빠르게 섞이는 트럼프마냥

네로의 젖은 발은 다시

인파 속으로 향했고,


축 처진 엉덩이에는

페로의 젊은 손톱자국만

빗살로 그어져 있었다

 


코프만 씨 아아아! 5

코프만 씨를 닮은 코프만

 

 

유언대로 코프만 씨 장례식에

코프만들은 없었다

사인-심장마비.

깊은 숲속

메뚜기 모양을 닮은 관

하늘이 코프만 씨 얼굴에 떨어졌다

우리 기도합시다


예배를 마친 유족 8인은

코프만 씨 줄무늬 저택을 차지

현재 코프만 수 17,

한 마리 실종,


코프만들은 점점 식욕을 잃어 갔고

매일 계속되는 유족들 잡담

나는 굴뚝새보다 굴뚝새 사진을 더 좋아해


일요일이 네 번 지나고

따분함을 느낀 아들의 제안

<창작 동물 콩쿠르>

우승자에게 아버지 유품을 드리겠소


그리하여 코프만들의 몸이 색종이처럼 잘려 나가고 다시 그 조각들이 뭉쳐 팔이 되고 다리가 되는데 그 중 머리는 하마의 둔부요, 몸통은 야자의 체목體木인 짐승이 펠리컨 날개를 퍼덕이자 기립박수를 받으며 최우수작으로 선정되니 그 이름을 두고 이렇게 고민하는지라


유족 3

저걸 대체 뭐라고 부르지?”


유족 1

머리가 하마니까 하마라고 불러야지, 안 그래?


유족 5

무슨 소리야, 몸통이 야자니까 야자라고 하자.”


유족 4

명청하긴, 하야페라고 불러야지.”


유족 7

그렇게 멋대로 붙이면 되냐?

결국 노인네가 키우던 녀석들이잖아. 이놈도 코프만이라고 하자.” 


잠시 후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작품명 코프만으로 결정

 



유정

2021년 현대시학 신인상으로 등단

 

셜록 홈즈』 『에거스 크리스티』 『게임메뉴얼등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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