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매일신문>신춘문예당선작 > 공모전 당선작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공모전 당선작

  • HOME
  • 문학가 산책
  • 공모전 당선작

        (관리자 전용)

 ☞ 舊. 공모전 당선작

 

주요 언론이나 중견문예지의 문학공모전 수상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2018년 <매일신문>신춘문예당선작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39회 작성일 18-02-05 12:32

본문

박쥐

 

윤여진

 

 

있잖아 이 붉은 지퍼를 올리면 그녀의 방이 있어 내가 구르기도 전에 발등을 내쳤던 신음, 그녀의 손가락을 잡으면 구슬을 고르듯 둥근 호흡이 미끄러져 들어왔지 켜켜이 나를 쌓던 그녀는 더는 미룰 수 없는 걸 알았는지, 나는 그녀의 배를 뚫고 나왔어 처음으로 말똥하게 울었는데 날 내려다보는 그녀의 눈이 선명해, 입 다물었지


노을을 오래 눈에 담으면 모든 결심이 번지고 마는 거, 아니? 나는 거꾸로 앉아 바깥을 노려봤어 배꼽 언저리를 돌리면 꿈속에서 잠드는 그녀의 집이 있어, 내가 모를 남자와 나만 한 아이가 있다는 그 집, 문지방을 넘기도 전에 접질리는 호흡. 쌓아둔 라면이 떨어질 때마다 잘 살고 있었네? 그녀는 내게 돌아와 물었지 발가락 사이엔 어설프게 부러뜨린 빛이 한가득이었어


난 그녀가 쏟아낸 그림자를 받아먹고 하루가 다르게 자랐어 뒤통수에 부러진 그녀의 날개를 밀어놓고, 기껏 고른 어둠을 양발 가득 쥐고 매달렸지 그럴 때마다 그녀는 말해 이젠 멀리 못 날아가겠네, 힘껏 닳은 발톱을 내밀다 조용히 멀어지는 그녀의 남은 날개를 내려다봐, 떨어진 돌조각을 씹어 삼키며 불현듯 나는 놀라곤 해 다시 멀어진 저 지퍼, 똑 닮은 저 곡선이 내 배에도 들어차 있었거든 흉터를 밝히는 건 촘촘히 밀려가는 증오, 잘 보이도록 내가 나온 자국을 저무는 해에게 붙여두지

귀소본능은 박쥐의 지긋지긋한 버릇, 몸살처럼 돌아올 그림자를 향해 긴 잠을 자둬야지 나는 늘 거꾸로 앉아 말해 어서 와 엄마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84건 4 페이지
공모전 당선작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3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3 1 02-22
13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08 1 02-22
13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11 0 01-10
13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4 1 01-10
13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0 0 01-10
12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8 0 01-10
12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8 0 01-10
12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4 0 01-10
12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01 0 01-10
12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6 0 01-10
12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8 0 01-10
12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1 0 01-10
12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60 0 01-10
12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0 0 01-10
12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38 0 10-18
11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52 0 10-18
11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0 0 10-18
11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7 0 10-18
11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5 0 10-18
11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5 0 10-18
11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04 0 10-18
11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5 0 08-25
11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39 0 08-25
11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3 0 08-25
11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4 0 08-25
10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24 0 04-23
10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5 0 04-23
10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2 0 04-05
10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24 0 03-30
10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63 0 02-19
10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37 1 02-19
103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0 0 02-05
10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72 0 02-05
10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63 0 02-05
10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8 0 02-05
9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38 0 02-05
9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7 0 02-05
9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62 0 02-05
9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34 0 02-05
9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24 0 02-05
94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26 0 02-05
열람중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0 0 02-05
92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3 0 02-05
91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7 0 01-25
90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1 0 01-11
89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71 1 01-11
88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41 0 01-11
87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6 0 01-11
86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94 0 01-11
85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40 0 01-1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