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천강문학상 시부문 대상 > 공모전 당선작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공모전 당선작

  • HOME
  • 문학가 산책
  • 공모전 당선작

        (관리자 전용)

 ☞ 舊. 공모전 당선작

 

주요 언론이나 중견문예지의 문학공모전 수상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입니다


제9회 천강문학상 시부문 대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79회 작성일 21-02-05 21:15

본문

제9회 천강문학상 시부문 대상

 

나비물

                                                                                                                                    

  유종인

 


박수소리를 듣는다 그 수도가 박힌 마당은 

수도꼭지를 틀 때마다 콸콸콸 물의 박수를 쳐준다

꾸지람을 듣고 온 날에도 그늘이 없는 박수 소리에

손을 담그고 저녁별을 바라는 일은 늡늡했다

그런 천연의 박수가 담긴 대얏물에 아버지가 세수를 하면

살비듬이 뜬 그 물에 할머니가 발을 닦으셨다

발등의 저승꽃에도 물을 줘야지

그런 발 닦은 물조차 그냥 버려지지 않는다

한 번 박수를 부은 물의 기운을

채송화 봉선화 사루비아 눈치 보는 바랭이풀 잡초까지 물너울을 씌워주고도

박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반쯤을 남긴

세숫대야 물을 내게 들려 손님을 맞듯 대문을 여신다

뿌리거라, 길이 팍팍해서야 되겠냐

흙꽃*에게도 물을 줘야지

최대한 물의 보자기를 펼치듯 헹가래를 치는 물

마지막 박수는 이렇게 들뜬 흙먼지를 넓게 가라앉히는 일,

수도꼭지가 박수쳐서 보낸 물의 여행은

아직도 할머니 발등을 적시고 유전(流轉)하는 박수소리로

길을 떠나 사루비아 달콤한 핏빛에도 스며뒀으니

실수하고도 박수를 받으면

언젠가 갸륵한 일들로 재장구쳐오는 날도 있으리라

끝없이 마음의 꿀을 물어오는 저 물의 호접(蝴蝶)은

어느 근심의 그늘 밑에 두어도 내내 환하다

 

 *흙먼지의 방언.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84건 3 페이지
공모전 당선작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8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9 0 02-12
열람중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0 0 02-05
18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2 0 02-05
18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3 0 02-04
18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66 0 02-04
17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6 0 02-02
17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5 0 02-02
17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6 0 02-02
17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3 0 02-02
17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0 02-02
17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9 0 02-02
17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5 0 02-02
17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2 0 02-02
17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0 0 02-02
17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7 0 02-02
16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3 0 02-02
16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7 0 02-02
16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9 0 02-02
16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3 0 02-02
16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3 0 02-02
16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62 0 02-02
16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3 0 02-02
16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8 0 02-02
16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29 0 02-02
16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7 0 02-02
15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52 0 02-02
15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11 0 02-02
15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97 0 02-01
15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77 0 08-21
15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05 0 07-08
15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9 0 07-08
15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48 0 06-02
15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38 0 04-06
15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67 0 04-06
15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50 0 04-06
14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7 0 03-03
148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70 0 01-05
14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5 0 01-05
14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78 0 01-05
14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92 0 01-05
144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76 0 01-05
143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2 0 01-05
142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97 0 01-05
141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44 0 01-05
140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88 0 01-05
139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44 0 05-28
138 운영위원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4 0 04-05
137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45 0 03-21
136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23 0 03-21
135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982 0 03-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