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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전태일문학상 당선작 - 박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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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670회 작성일 21-11-14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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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회 전태일문학상 당선작>

 

장미아파트

 

  박이레

 


장미 피었네

담장 위 철망까지 올라

붉은 장미 만발하네


101동과 111동은 직선거리 일이 분

담장 못 넘으니 돌아서 십여 분

지난봄, 가시철망 공사가 보강되었네


100동 사람들은 110동 사람들을 임대충*이라 하고

옆 단지 사람들은 100동 사람들을 주공 거지*라 한다는데

세상모르고 장미꽃, 자꾸 덤불을 이루고


전거지*와 월거지*

105동에 사는 나

저 덤불, 오래 바라보네


덩굴장미 더 피어오르네

아파트 값 오르고 내리는지 모르고

가시철조망 왜 더해졌는지 모르고

철망 위로 오르고 오르네


벌레와 거지의 눈길 난무하던 허공 사방으로

장미 덩굴 타오르네

자정 넘은 가로등 아래서도 온통, 붉네


혹한기도 길었는데

폭염기가 길고 기네


* 임대충은 임대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비하하는 용어

  주공 거지는 주공아파트 거지의 준말

  월거지는 월세 사는 거지,   전거지는 전세 사는 거지

 

 

박이레

성균과대학교 국문과 졸, 2018시와 세계로 등단, 1998년 심산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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