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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중앙신인문학상>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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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706회 작성일 15-10-01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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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중앙신인문학상> 당선작

 

 

투명인간

—못생긴 너에게

 

   김소현

 

  

오늘은 티브이에 나오는 범죄자의 마음을 이해하였다

나는 잠깐 무표정하다가

웃는 얼굴을 연습해보았다

그럴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건전하게 너를 사랑할게.

오늘의 운세에선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천천히

목표한 곳만큼 전진하라 한다

우리에게 그런 게 있다면 말이지

 

한 쪽 눈을 감고 보는 풍경과

두 눈으로 보는 풍경은 조금 다르고

왼쪽 눈의 풍경과 오른쪽 눈의 풍경은 아주

많이 다르지 그래서 나는

깜빡이면서 많이 달라질 수 있다

 

아름다웠어 혹은 슬프지 않았어

 

조건 따지지 않고 무담보 대출 삼백.

오래도록 울리지 않았던 휴대폰에 문자가 온다

내 몸은 자꾸만 헐렁해졌다

옆집에서 현관문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

신문 배달원이 툭, 하고 던져 놓고 가는 신문 소리에

덜컹거리는 몸의 내장들

 

당신은 나를 하나도 이해하지 못한다는 얼굴로 이해한다 말한다

그럴 수도 있다

손을 잡고 외출을 하자.

 

어쩌면 새로운 세기가 필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체위를 바꾸는 구름만큼 무방비한 우리의 주소록

아무렇게나 번호를 눌러 불쑥

나야, 하고 말을 한다면.

 

나는 나를 더 미워하고 싶어진다

나는 지구의 회전을 지나치게 의식하였다

그리고 걷는다

 

 

 
심사평


외눈 아닌 겹눈으로 세상 보는 성숙함

 

 

   본심에 오른 작품들은 수준은 높으나 서로 유사한 시적 문법을 구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내적 필연성과 절실함이 부족해 보였다. 신인다운 가능성과 패기라는 잣대만으로 보자면 아쉬웠다. 새로움이란 언어와 형식의 새로움만을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주시기 바란다. 세계가 드러내거나 감추고 있는 현상을 감지하여 그것을 이해하고 자기만의 언어로 재구성하기 위해서는 인식이나 사유를 언어화 할 수 있는 시적 감각이 필요하다. 시적 감각이란 사유의 깊이만으로도, 언어를 부리는 능력만으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13명 중 배진우·조송이·김소현씨의 작품이 논의되었다. 배진우씨의 ‘사물의 월식’은 시적 발상이 뛰어난 수작이다. ‘눈동자를 한 바퀴 돌아온 렌즈는 월식을 끝낸 달처럼 나와 가까워졌다’는 인식은 시력의 뒤편을 탐사하는 렌즈에 대한 상상이 만만치 않은 사유로 나아갔다. 그러나 다른 시들은 느슨한 전개로 긴장을 잃었다. 조송이씨의 ‘옷과 함께’ 역시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나 작품의 편차가 심해 믿음을 주기에 부족했다.
 김소현씨의 ‘투명인간’은, ‘범죄자의 마음을 이해하였다’에서 ‘그럴 수 있다’로 가기까지 많은 의미가 숨어 있다. 세상을 완전히 인정하지는 못하지만 타인과 사회에 대한 정직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세상과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외눈이 아닌 겹눈으로 세상을 보고자 하는 노력은 자기만의 방식을 추구하는 성숙한 태도로 보인다. 새로운 사회는 ‘새로운 세계’가 필요하다.

◆본심 심사위원=이문재·조용미(대표집필 조용미)
◆예심 심사위원=강동호·손택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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