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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일보>신춘문예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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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764회 작성일 16-01-04 12:17

본문

위험 수목


노국희

 

물음으로 짜인 나무 그늘에 앉아있어

긴 오후가 지나가도록

지금 나뭇잎 한 장이 세상의 전부인

왕개미 옆에서

나의 주인이 되어주세요

헤프게 구걸도 해보았다

당신의 삶을 훔치는 것으로

도벽을 완성하고 싶었어

알록달록 실패들을 엮어 만든 바구니를 들고

저기서 당신이 걸어온다

마른 생선 하나를 내어주고는

가던 길을 간다

비릿한 기억이 손 안에서 파닥거린다

목이 없는 생선이 마지막에 삼킨

말들이 마른 비늘로

바스러진다

낡은 허물 위로 매미소리가 내려온다

울어본 기억만 있고

소리를 잃은 말들이

그림자 속에서 가지를 뻗는다

 

심사평

과감한 언어의 도전


  1차 심사를 거치고 난 뒤 심사위원들의 손에 들려 있던 작품은 세 편이었다. 김수화씨의 ‘아버지가 족문을 옮기는 방식’, 이언주씨의 ‘만두를 빚다’, 노국희씨의 ‘위험 수목’이 최종적으로 거론됐다.

 

  세 편의 작품 모두 그럴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우선 김수화씨의 작품은 삶의 경험을 지나친 감정적 과장 없이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풀어내는 기량을 보여줬다. 이언주씨의 작품 역시 일상적 소재에서 삶의 실감을 잘 구현해내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다만 김수화씨의 경우 군더더기 없이 경험을 풀어내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발화법이 지나치게 안정적이어서 신인의 패기에 값하는 도전의식이 아쉬웠다. 이언주씨의 경우에도 단정한 사색이 장점이 되지만 동시에 언어의 입체적 개진이라는 측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긴다.

 

  심사위원들은 이와 같은 아쉬움을 뒤로 하고 노국희씨의 ‘위험 수목’을 당선작으로 선보이는 데 합의했다. 과장이나 엄살이 없이 기억과 상처를 다루고 있는 이 작품은 구도에 있어서는 안정적이면서도 동시에 과감한 언어 운용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물음으로 짜인 나무 그늘” “울어본 기억만 있고/소리를 잃은 말들”과 같은 긴장감 있는 상상력이 “당신의 삶을 훔치는 것으로/도벽을 완성하고 싶었어”와 같은 도전적인 문장에 실려 전개되고 있다. 취의와 언어 운용 능력에서 안정감과 패기가 함께 드러나고 있어 짧지 않았을 시 쓰기의 이력에 신뢰감을 갖게 한다. 좋은 신인을 시단에 소개하는 즐거움이 적지 않다. 앞으로의 도정에 문운이 함께 하길 기대한다. (조강석(문학평론가 김소연(시인) ) 황인숙(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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