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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포엠포엠> 신인상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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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관리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62회 작성일 17-06-21 10:56

본문

간빙기 밥통 외


최류빈

 

 

  그만 얼어버려 설익은 세상, 체압(體壓)이 과부하 된 시간 끝마치고서야 한 술 크게 퍼내는 걸, 늙은 공기 내 뿜고 배알을 나선으로 타고 노는 온도야, 열상 입어도 눅눅해 지지 않으려 치밀한 표정으로 탁성 내뱉던 걸, 온종일 정수리 위로 신호탄을 내 뿜으며

 

   압력솥은 분자단위로 진동하며 구수한 밥 냄새 퍼 올리던 걸,

당신도 플러그드-인 했었다는 사실을 회색빛 꼬리를 뒤안길로 기-일게 내빼 어디선가 전력을 공급받고 있었다는 걸, 그득히 남은 압력솥 코드를 뽑으면서야 느끼는 한기

 

   미끈한 밥그릇에 밀알 같은 식탐 올릴 때 마다 도료 바른 곡면 일층 계에 아밀라아제 덧칠할 때 마다 치열하게 곡기 가득한 식단 한 상이 당신에겐 빙기와 간빙기의 거듭 이였다는 걸,

 

  밥통의 레버를 보온에 맞추며 하루쯤 찾아오는 결식의 시간 이젠 나 달갑게 맞을 수 있을 것 같은


 

雨와 詩

 

 

   그런 미온적인 것이 아니다. 아니다 내가 어르고자 하는 게 얄팍한 것들과 또 두텁지만 철면인 것들, 아니다.

 

  몇 자 끄적이는 시간. 그저 생리적인 현상일 지도 자아실현과 같은 거창한 문구 때문인지도 모르나, 아니다.

 

  활자들을 눌러가며 꾹 담고 싶은 언어들, 시어 행간에 녹아 흐를 것이나,

 

  나는 옹졸하고 옹졸하며 오늘도 옹졸한 표정을 짓고 써 올리는 금일의 글. 창 밖에는 비가 아주 산성으로 내리고

 

   리트머스 종이도 아닌 유리창은 홍조 띈다. 열띤 증산, 내가 녹아 거기에 맺혀 흐른다.

 

  당신들은 녹아버려 살만 남은 비닐우산을 들고 다닌다. 거리의 불한당, 나는 비좁은 방 안이지만 그런 얼굴들을 보려 애쓴다. 철인 같은 生, 손아귀 속에 우산대 움켜쥐는


 


 귤피

 

          

귤피는 하나의 자궁

차단한 몸속을 궁굴던 놈들

토악질하길 기다리는 모성

 

놈은 제왕절개를 주저하면서도

낱알들 달큼한 과즙에 썩지 않게

언젠가 순산하길 바라 메스 하나 없이

-귤 꼭지 주홍빛으로 익어만 가고탕제원 가는 길, 외래종 오렌지의

기다란 과육을 기억해

핏덩이 같은 놈들 처절히 배설하며

귤피차를 달이는 오후, 귤은 묵직하게 침전하고

헐벗은 채로 나뒹구는 분신을 기억 한다

-귤피는 진갈색으로 익어만 가고

 

씨조차 드문 귤에게 심어진다는 건

전신을 달여 가며 몸을 비틀며

새끼를 낳고자 꿈틀대는 귤피생채기 한 겹 벗겨 내는 날

알알이 가득 찬 속살 널 잊는다 해도

귤피, 말라 뒤틀린 생으로 너 점철된다 해도-너는 새끼 귤로 심어질 거야 꼭지 부풀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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