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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소설]-감포항 / 박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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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박용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7회 작성일 21-04-0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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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upaper.net/artpy9/1138018 





* 그 여자는 두 번째 남자의 골분骨粉을 안고 테트라포드 위에 올랐다. 이제 내려놓아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밤새 말 없는 뼈를 놓고 혼절할 때까지 마신 술이 중력을 뺏어가 휘청거린다. 짓찧어도 바스라 지지 않을 모진 운명에 절망보다 더한 환멸을 느낀다. 서른셋 나이로 두 번째 남자를 사별하는 박복한 년이 되었다. 보듬어 안고 미칠만하면 세상을 뜨는 남자들, 망연함은 여자를 갈기갈기 찢어놓고 눈물마저 소금기를 잃었다. 사랑이 숙성될만하면 세상 밥을 외면하는 남자라는 것들의 부실한 목숨에 여자는 허탈해진다.

 

 

 

하늘이 동쪽부터 열리고 날빛 먹은 해풍이 여자의 검은 치맛자락에 안긴다. 일출 바다는 아침 산고로 몸을 틀고 출항하거나 돌아오는 발동선 소리가 비릿한 새벽을 꽃잎처럼 터트린다. 동트는 아침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여자의 시선은 열려오는 은빛 바다로 떠나가 있다. ‘이제 툴툴 털고 잘 가거라. 남겨질 것 하나 없는 세상, 훨훨 벗고 영혼의 파도로 억겁 세월 춤을 추며 살아라. 뼈를 뿌리는 염원은 처연해도 정작 눈물 같은 건 없었다. 얽혀 살았던 지난 기억들이 가슴 깊은 곳에 자맥질하고 일렁이는 슬픔은 칼질당한 오징어처럼 내장을 비운 채 아침볕을 끌어안는다.

 

 

 

"사는 게 황량해도

 

유서 같은 건 쓰지 말자.

 

불법무기 같은 몸뚱이 하나

 

불쏘시개처럼 태우다 보면

 

인생은 재만 남는 거,

 

사는 데까지 살다 보면 술기운처럼

 

거나해지는 게 인생살이 역정이지.

 

파도타기 같은 세상, 홀로서기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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