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덕 시집 (만약에라는 말) - 걷는 사람 시인 선 #53 > 신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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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덕 시집 (만약에라는 말) - 걷는 사람 시인 선 #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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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25회 작성일 22-01-17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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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장성에서 태어났으며, 2015시와사람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작 <만약에라는 말>오선덕(지은이)의 말 실수라 하기엔 너무 아픈 말이 있다
가시처럼 박혀 있는
상처받은 말들과 상처 준 말들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상처 입은 말들은
긴 세월 지나도 통증으로 남아 있다
잘못 쏟아진 말들로 헐거워진 사이엔
나와 너만 있고 우리는 없었다
늦었지만 이제 그 우리를 찾으려 한다

202110
오선덕



 

 

 

책소개: 걷는사람 시인선 53. 오선덕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말하기사이의 간극을 파고들면서 우리에게 삶의 진실을 말해 주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말하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느냐는 물음을 반복해서 제기한다. 이 시집에서 우리라는 관계는 말하지 못하는 귀와 듣지 못하는 입을 가진 채로 익숙한 물음과 대답을 꿈꾸는 관계이자, 그래서 너무 먼 마천루 위에 세워진 입과 귀의 가설들로 이루어진 신기루 같은 존재이다. 시인은 말하기의 행위를 통해 사유와 진실이 확장되기를 바란다.

 

 

1부 우리는 서로의 몸짓을 모른 척합니다


버릴 건디 버릴 건디
둥지를 떠난 새
카테리니행 기차
버스킹
소나기
움막
누가 밤의 심장을 겨누고 있는가
캣츠아이
발자국
마지막 식사

내비게이션


2부 우리는 언제나 이방인


달빛 작은 방
억새꽃
주름진 장미꽃
스카이 댄서
어떤 편지
밤거리
폐역, 수레국화 옆에서
억새
스무 살 카인
난독증
이사 공고 표지판
어린 별
구르는 공

3부 했던 말들이 모두 사라졌다


이끼
선샤인
조금만 더 가까웠더라면
2미터 전략
닿지 못한 말
와인
시소 마찰음
윙크
사라진 꿈
리셋
의자
바닥

4부 모노드라마


즉결심판
오래된 습관
비밀
죽도
낙엽을 태우다
통점
맨드라미꽃
나인 것처럼, 아닌 것처럼
거문등대 가는 길
아리아드네의 실
제자리걸음
서쪽 창
푸른 눈
Cheers!
모노드라마

해설


말과 세계의 간극 드러내기
- 신덕룡(문학평론가)

걷는사람 시인선 53번째 작품으로 오선덕 시인의 첫 번째 시집 만약에라는 말이 출간됐다. 2015시와사람신인상에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오선덕 시인은 이 첫 시집을 통해서 “‘말하기사이의 간극을 파고들면서 우리에게 삶의 진실을 말해 주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말하기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느냐는 물음을 반복해서 제기”(신덕룡 해설, 말과 세계의 간극 드러내기)한다.

오선덕 시인의 시는 말을 통과한다. 시인이 인식하는 세계는 말로 이루어진 거대한 공간인데, 언어가 발화되어 나오는 말로 미세한 틈을 내고, “달빛마저 지워 버린 밤의 적막속에서 어디에서나 은밀하게 허용되는”(둥지를 떠난 새) 시를 통해 조금이라도 진실의 영역에 가닿으려고 한다. 하여, 주체와 주체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일이 시인의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 시집에서 우리라는 관계는 말하지 못하는 귀와 듣지 못하는 입을 가진 채로 익숙한 물음과 대답을 꿈꾸는 관계이자, 그래서 너무 먼 마천루 위에 세워진 입과 귀의 가설들”(내비게이션)로 이루어진 신기루 같은 존재이다. 시인은 말하기의 행위를 통해 사유와 진실이 확장되기를 바란다. 시인의 이런 행위는 비록 불완전한 말이지만, 이 말을 가지고 잃어버린 세계를 재현하고 또 그런 세계를 회복해야 하지 않겠냐고 질문하는”(신덕룡 해설) 것이다.

소박하고 간결하게
황량한 땅에서 피어나는 보랏빛 서정

시를 쓰는 일은 어디론가 떠나는일이고, 그것은 즉 이방인이 된다는 것”(마지막 식사)이다. 시인은 매 순간 이방인이 되기를 자처한다. “색채들은 풍경을 닮아 있다”(버스킹)고 말하듯이 시인의 시어는 주로 자연과 상생하는 동식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런 시어들이 더욱 아름답게 작용하는 이유는 폐역을 떠돌던 묵언의 메아리”(폐역, 수레국화 옆에서)가 맴돌고 있는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멀어진 어릴 적 가지고 놀던 작은 성냥갑의 따스한 온기, 깊은 잠 속으로 끝없이 빠져들던 무릎 위의 자장가”(카테리니행 기차) 같은 아득한 정서들을 불러일으킨다. 메말라 가는 황량한 세계에서 아주 작은 기척들을 포착하고, 이를 색의 서정으로 피워올려 백지 같은 눈밭에 내려앉은 새의 발가락 사이로 솟은 흰 눈’”(김중일 시인)처럼 빛나고 있다.
오선덕의 시를 읽다 보면 인적이 끊긴 거리에서 좁은 보폭으로 한 걸음씩 걷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그 사람이 응시하고 있는 것은 날렵하게 쭉 빠진 신발/윤기 나는 바게트/화려한 원피스와 붉은 스타킹”(밤거리)인데, 그런 간결한 소묘 같은 풍경은 어떤 비유 없이도 아름답게 그려진다. 그것은 아마도 시인의 꾸밈 없는 포즈와 목소리가 진실에 더 가깝기 때문이 아닐까. “녹슨 기찻길 위를 수레국화가 덜컹거리”(폐역, 수레국화 옆에서)면서 가듯이 시인이 지향하고 있는 진정성의 언어는 그렇게 달려간다. 오선덕 시인에게 비참한 현실은 언제나 만약과 엇갈렸지만, 그는 비의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살아가는 자이며 떠나간 새 발자국”(선샤인)에 자신의 두 발을 포개며 앞으로 나아가는 존재다.

이 시집의 시편들은 창문과 커튼 사이”(움막)에 고요히 어른대는 무엇이다. 그것은 흔히 바람, , , 햇빛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러니까 영원이고, 그래서 영혼일 수도 있다. ‘창문과 커튼 사이의 공간 정도는 되어야 무수한 영혼이 영원히 머물 수 있다. 말하자면 그 공간은 정확히 당신과 나 사이의 공간이다. 가만히 커튼을 열어젖히는 마음으로 시집을 펼친다. 그곳에는 희미한 사진 속 유행 지난 한복을 입은 당신이 있고, 독수리처럼 검은 날갯짓을 하는 소나기도 있다. 또 어떤 날은 밤새 내린 눈 위에 찍힌 새의 작은 발자국이 있다. 그 새의 발자국은 지난여름, 갯벌 속에 묻혀 버린 새의 발자국”(발자국)이라고 한다. 마음 시리게 하는 상상이다. 이 시집의 시편들은, 시 속의 활자들은 백지 같은 눈밭에 내려앉은 새의 발가락 사이로 솟은 흰 눈같다! 세상의 고요 위에 하얗게 돋아 있다. 미풍처럼 햇빛만 들이쳐도 금세 날아갈 듯 아려서 자꾸 눈길이 간다. 커튼을 열었으니, 이제 창문을 열면 또 무엇이 보일까. 무엇을 만날까. 전생이나 내생일까. 그 사이를 잇는 현생의 사람들일까. “눈밭 속 어디선가 봄을 키우고 있을 이름들”(모노드라마)일까. “까닭 모르는 슬픔”(이끼)들일까. 불현듯 나는 용기가 생겨 창문을 열듯 시집의 다음 페이지를 활짝 연다. 어서 만나야겠다.
김중일 시인 

- 김중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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