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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Itaewon 곰팡이꽃 풀 옵션 / 하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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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5회 작성일 23-04-28 16:35

본문

작가의 말

이사를 나이보다 더 많이 했다.
초본을 떼면
내 살아왔던 주소들이 찍혀 있다.
전입신고를 하기 위해
얼마나 더 쫓겨 다녀야 할지…….
집 대신 첫 시집을 냈다.
세상에 태어나 처음 가져보는
내 소유의


칸.

2022년 가을
하여진

목차

  • 1부┃기적의 부작용
    기적의 부작용 12
    절벽 14
    몸뻬꽃 16
    뽕을 기다리며 18
    계림전파사 20
    굳은살 프로젝트 22
    여섯 파트로 이루어진 열여덟 개의 해프닝들 24
    2020, 여름 26
    자몽 28
    주전자에 대한 몽상 31
    고욤 34
    지우개로 지워지지 않는 꿈 36
    벼룩시장에서 후광을 사다 38

    2부┃굴성
    허虛 42
    낮에 쓴 일기 44
    굴성 47
    푸랭이 48
    유리의 뿌리 50
    모과 52
    서울 레코드 54
    돌 맞은 이야기 57
    허공에게 먹이 주는 남자 60
    물 위의 빈집 62
    봄, 익스프레스 64
    딱딱소리새 66
    베스트셀러 읽어 보세요 68

    3부┃지상의 밤에
    지상의 밤에 72
    소월에게 74
    목신의 오후 76
    딸기쨈 79
    바늘 82
    허공, 그 지겨운 사물에 대하여 84
    집 87
    구석 88
    詩, 90
    여인은 완성되었다 92
    빈방 94
    네루다를 기다리는 동안 96
    우아한 시체놀이 98

    4부┃Itaewon과 곰팡이꽃 풀 옵션
    지퍼 102
    부서진 오아시스 103
    거기에 컵 홀더 104
    삼일극장 106
    꽃과 파스 108
    남부민동 684번지에 채석강이 흐른다 110
    비둘기와 튀밥 할머니 112
    Q, 해성 오디션 114
    파전과 우산과 k의 기록 116
    와온 속으로 118
    으아리 121
    Itaewon과 곰팡이꽃 풀 옵션 122

    해설
    세상 모든 가장자리를 위하여│고봉준 126

추천사

  • 시를 향한 마음이 하여진 시인보다 간절하고 열정적인 사람을 보지 못했다.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삶을 한 땀 한 땀 누벼서 박은 시들을 읽으며 눈시울이 여러 번 뜨거워졌다. “당신은 아직도 내 안에 나무를 심을 만한 터가 있다고 믿으시나요”(「바늘」) 시인은 묻고 있지만, 그가 바늘 하나로 일으켜 세운 시의 세계는 이미 울창한 숲을 이루었다. 분방하게 흘러넘치던 언어는 이제 간결하고 단단해져서 진실의 최대공약수 같은 시어들만 남았다.
    시인은 ‘비탈’과 ‘절벽’을 자신의 “생의 전략”이라고 말한다. 그녀가 “은유를 전당포에 맡”긴 채 시를 쓰는 동안 “창밖 저편으로” 날아가는 “날개 없는 검은 새들”(「지상의 밤에」)을 떠올려본다. 또는 전기가 끊긴 가게에서 “끊어진 시간을 촛불로 이어놓고”(「허(虛)」) 젓갈을 담그고 있는 주영상회 박씨와 그의 그림자를 오래 바라보게 된다. 그 벌거벗은 힘, 나력(裸力)으로 빛을 향해 나아가는 존재들의 숨결이 이 시집에는 가득하다. 넘어져도 “노지의 힘/ 뒤꿈치의 힘/ 깡의 힘/ 씨발의 힘”(「굳은살 프로젝트」)으로 일어나는 이들에게는 벼룩시장에서 산 “황금빛 후광”(「벼룩시장에서 후광을 사다」)이 있지 않은가. 그 초라한 후광이 썩어빠진 자본주의 사회에서 시인이 지닌 전부일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시인은 「우아한 시체놀이」에서 말한다. “태양은 완료되고 밤이 충분하다”고. 고통으로 충전된 그 밤들은 계속 뜨겁고 아픈 시들을 낳을 것이다.

책 속으로

시집 속의 시

Itaewon과 곰팡이꽃 풀 옵션

케밥 가게, 되네르에 꽂힌 양고기만큼 작아진 저녁 아홉 시가
이태원의 네온 불빛에 겉에서부터 익어가고 있다
거대한 빌딩 숲 뒤의 오르막길
쓰레기더미가 꽃처럼 피어 있는 빈민가
우사단길 노린내가 이삿짐 트럭 안으로 몰려온다
골목 끝에서 이삿짐을 풀었다
낡은 불빛, 꿉꿉한 냄새 진동하고 벽지에는 사진에 없는
곰팡이가 울긋불긋 피어 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발만 보이는 반지하
왼발은 지상에 오른발은 지하에 인생은 양다리인가
벽에서 떼어놓아야 하는 가구처럼
삶에서 꿈은 조금 떼어놓아야 할까
꿈을 위해 아직 늙지 못한 육십 대와
튕길수록 청춘이 흔들리는 피크에 사로잡힌 삼십 대에게는
한 점의 빛도 허락지 않는 어둠 속이
포자도 없는 꿈을 퍼뜨리기에 안성맞춤이다
누르면 튕겨날 듯한 희망과
눅눅한 장판 밑에서 서식하는
얼룩진 삶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햇빛의 중얼거림이 들린다
당분간은 내버려 둘 것이다
매일 먹지에 눌러 쓴 타투의 눈물방울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되짚어 오는
불안의 결로로 시간이 미끌거릴 테니까
곰팡이를 먹고 곰팡이를 바르며
곰팡이를 싸야 하는 서울살이
방세를 떼먹고 도망간 이방인이 벽지에 갈겨 쓴 낙서 위에
Fuck you
누운 자세로 손가락으로 글씨를 따라 쓴다
검은 천으로 히잡을 둘러쓴 이태원의 밤하늘
눈만 반짝이는

바늘

토리에 감긴 달빛이 풀리는 동안
사방을 둘러보아도 핏기 없는 바람의 그림자뿐
페넬로페의 몸을 스쳐 간 계절의 자국들
수틀 밑에 아득한 정절의 정신이 팽팽하게 시들어갑니다
꽃이 피는 방향과 연두의 방향에 대한 비밀을
이젠 아무도 알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만
바늘꽂이에 선 채로 죽어가고 있는 나에게
당신은 아직도 내 안에 나무를 심을 만한 터가 있다고 믿으시나요

구석

안쪽부터 무너지기 쉬운 광장
가지가 휘어지도록 사과를 달고 있는 사과나무처럼
구석을 매달고 있어야 광장이 지탱한다
잠깐 오늘을 맡겨두어야 할 코인 락커도
벗겨도 구석만 까지는 양파도
울어도 구석만 까지는 파도도
가로의 구석 세로의 구석 사선의 구석 원의 구석으로
사물은 태어나고 죽고
라이벌도 없고 호기심도 없는
기댈 데가 없는 막막한 구석
구석에 길든 이미 갈 데까지 와버린
그래서 구석일 수 있는 구석
미래도 현재도 과거도 존재하지 않는 어둠이지만
어둠은 쉴 새 없이 안달하게 한다
벽지에 규칙적인 꽃들의 반복뿐 생계 저쪽에 불멸하는
삶은 나태한 연결무늬로 축축한 곰팡내 나는 생식기

주공 아파트 506호
어안렌즈에 썩은 냄새가 가득 차 있다
생의 구석에서 ㄱ자로 죽어
두 달이 넘어 발견된 독거노인

출판사 서평

하여진의 시는 항상 중심이 아닌 주변, 그 어둠을 배경으로 시작된다. 그녀의 시에는 주변적 삶에 대한 응시는 존재하지만 대상에 대한 거짓 위안, 관념을 통해 상처를 봉합하려는 태도가 드러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무심한 듯 보이는 이 태도에 불만이 있을 수도 있겠으나 나는 대상에 대한 관념적 개입을 절제하는 이 태도야말로 하여진 시의 특징적인 면모라고 생각한다. 그녀의 시는 다만 주변적 삶이, 어떤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 세상 곳곳에 중심에서 벗어난 삶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증언할 따름이다.
-고봉준(문학평론가)

기본정보

ISBN9791197019777
발행(출시)일자2022년 11월 03일
쪽수152쪽
크기
120 * 186 * 14 mm / 305 g
총권수1권
시리즈명
포지션 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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