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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 / 김선미 시인 두 번째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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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03회 작성일 23-06-15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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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

김선미

파란시선 0118/2023년 1월 3일 발간/정가 12,000원/B6(128×208)/144쪽/ISBN 979-11-91897-44-9 03810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인왕]은 김선미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으로, 「색은 그래서 색 옆에 있고」, 「인왕 1」, 「오늘의 날씨는 염소」 등 51편의 시가 실려 있다.

김선미 시인은 시집 [마가린 공장으로 가요, 우리] [인왕]을 썼다.


블랑쇼는 예술이 형이상학적 진리에 귀속된다고 믿었던 특권 의식 대신 작품은 언제나 진리라는 것을 철회하고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필사적인 탈주로부터 성취한 바깥은 김선미에게서 함부로 빠지기 좋은 캄캄하고 흔해 빠진 ‘구멍’으로 나타난다. 그곳은 삶의 가장 끝자리까지 밀려나 천대받으면서도 그 모순과 붕괴의 구덩이 속에서 기거하는 사제의 자리이다. 시인은 존재론적 변환을 꾀하여 타자의 고통을 기록하고 진리로 환원되지 않는 세계가 여기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존재의 구멍을 문학적 코드로 바꾸어 세계를 현현해 내는 시인의 작업은 꽃밭처럼 환하다. “끝물에서 놀다 보면/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신이 계단에 있으시”면 “계단은 신이 있는 곳”이 되기 때문이다.(「끝물에서 놀다 보면」)

김선미의 시에서 육신은 자주 사라지고 지워진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변신과 무화를 통해서만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된다. 시의 주체를 사제의 역할로 은유한 시인은 존재를 소거함으로써 도리어 가장 가공할 존재가 도래하도록 기획했다. 시가 특정한 의미로 해석되지 않을 때 증폭성 자체로 의의를 갖게 되듯이 사제 역시 없음 즉 구멍으로 계시되는 찰나를 전할 때마다 거기 있게 되는 것이다. 김선미의 시는 로고스 대신 파토스를 불러들이고 저 바깥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바로 여기에 놓인 구멍들 그 깊고 어두운 인간의 심연을 순례한다. (이상 신수진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시인의 말


한 손을 들고 하늘을 본다 손은 달걀 하나를 쥔 것처럼 가볍게 이것은 어제 했던 동작이다 다음은 왼팔을 강하게 옆으로 쫙 펴고 손가락 끝에 힘을 준다 시선은 손가락 끝으로 이것은 한 달 전에 했던 동작이다 거울을 뚫어지듯 강렬하게 이것은 언제인지 모르겠다 아기 때의 버릇인지도 오늘은 어제 했던 동작과 한 달 전에 했던 동작과 아주 오래전에 했던 동작을 모아 처음 추는 춤을 춘다 이상한 춤을, 아침을 먹거나 거르는 방식으로 책 사이에 연필을 꽂아 어제 위에 올려놓는 방식으로 새로 산 옷을 입어 보는 방식으로 파스타를 포크에 돌돌 말아 먹는 방식으로 어쩌면 나는 이상하지 않은 춤을 추고 있는지도 모른다


•― 저자 소개


김선미

시집 [마가린 공장으로 가요, 우리] [인왕]을 썼다.


노키오 3/ 김선미


  걸인에게 신발 끈을 팔았어 사계절 이불을 몸에 두르고 다니는 걸인 잊혀 질 만하면 오는 키가 크고 얼굴이 갸름한한 켤레 또는 두 켤레 오늘은 다섯 켤레 저 사람은 끈을 어디에 쓰려고 사 가는 거지 저 두꺼운 이불을 몸에 묶을 때 쓰는 건가 그래도 코는 커지지 않으니까 팔았어 내가 돈을 받으려 한 건 아니지만 안 받을 수도 없어 던져주고 가거든 끈 값의 두 배 정도를 구걸한 돈으로그럴 땐 내가 정말 걸인이 된 기분이야 물론 내가 걸인이 아니란 건 아니야 오늘도 너의 코에 대고 굳 보이 굳 보이 했으니그렇게 말하면 네가 굳 보이가 되지 않을 수 없을 테니 어려워 하지마 하면 어려워하게 되는 것처럼눈발이 날린다 그가 달고 온 꼬리인가 거리엔 펭귄 족처럼 짧은 다리로 사람들이 걸어 다니는데 와서 아무 말도 안 하고 신발 끈만 사 가는 사람 팔지 않을 수도 없고 허들링을 하러 온 건가 싶기도 하지만 코도 커지지 않는데 오지 말라고 할 수도 없으니 문을 닫고 가는 걸인에게 들리지도 않게 굳 보이 굳 보이


홍상수 영화 에서 가져옴


(시감상)


  시를 읽으며 피노키오의 코는 밖으로만 커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피노키오 1과 피노키오 2에서 역설적 화법으로 자신 속의 카타르시스를 꺼낸 시인은 피노키오 3에서 규정이라는 것의 위반은 위반이 아니라는 다른 발상의 눈을 꺼낸다나는 피노키오이면서 동시에 걸인이기도 하다신발 끈은 결국 자신에게 결박된 강박의 또 다른 결계를 풀고 싶어 하는 우리의 속성을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신발 끈을 판 사람도사 간 사람도 모두 하나라는 것규정된 A는 규정 안된 A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모노드라마를 공연하는 역할 나눔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굳 보이이면서 동시에 배드 보이가 되는어려워 하지마 하면 어려워지게 되는그런 속성을 아무렇지 않게 표출하고 있다어쩌면 삶은 전환일지도 모른다내 안의 전환영화 메멘토의 대사처럼 눈 감으면 사라질 세상이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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