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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르크물고기/ 변영희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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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4회 작성일 23-06-22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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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4

내 취향으로는 「시금치는 컹컹」같은 시가 좋다. '시금치'가 '컹컹'이라니. 컹컹 짖는 건 개이고 동물인데 변영희의 시에선 이렇게 식물이, 시금치가, 컹컹 동물 소리를 낸다. 식물과 동물이, 동물과 식물이, 사물과 사람이, 사람과 사물이 종종 혼재하고 혼동되는 현상, 이것이 변영희의 것이다. 어떤 연유인지 알 수는 없으나 시인은 현실 안에 가만히 들앉아 있을 수만은 없는 유전자를 지녔다. 종종 자연과 마주해야만 숨을 쉴 수가 있고, 현실을 떠나온 그것이 습관이 되어버린 시인은 인간의 신체 기관을 묘사할 때에도 "네 궁둥이는 꽃처럼 아름다웠"다고 식물을 빌려와 비유한다. 「오빠」를 보면 시인은 어른이 된 게 싫은 모양이다. 너도나도 "잘 달릴 수 없는" "눈이 반짝이지 않"은 어른이 되었으니 서글프다고 말한다. "신문을 오래 보는 사람은 말이 많"은 사람이고, 이제 나무들이 독자가 되어 나를 읽을 거라는 변영희의 시! 그 "엎질러진 문장을 만나" 기쁘다.-유홍준 시인


시인의 말


하나의 실패를,

부챗살 같이 펼치는 진술을 더한다


간다거나

온다거나

눈 뜰 수 없는 그리움


시린 바람을 막아 체온을 지켜준 당신들,

고마워요


다시

새로운 불화에 맞서 걸어갈 나날

애써 즐거워라


시집 속의 시 한 편


  들여다보는데 부드러운 유채의 단맛이 떠올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하루가 있을까 바람이 부드럽다 세다 구름이 많다 적다 꽃잎이 벌렸다 오므렸다 기분이 좋았다 나빴다 네게로 가다 오다 생동하는 떨림이 가득


  노오란 날개를 달고 천사처럼 웃는 액자 안의 너 하늘로 간 엄마를 각인 중인 마음을 읽는다 생략되지 않은 둥근 비밀, 껍질조차 없는


  거짓말을 하고 참말도 하고 오십일과 사십구의 비율이 엎치락되치락


  꽃상여가 다시 나타나면 좋겠어 무동 태우듯 흔들리며 갈 수 있도록 네가 당도한 세상, 거긴 괜찮니? 진한 농담에 빠진 듯 하하 웃을 수 있으면 좋겠어


  이제, 펼쳐진 저 날개 접어줄까?

  ―「귤빛부전나비」 전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30616)


자를 쓴변영희


  나는 잘 모르겠는 사람 때로 잘 알 것 같기도 한 사람 결국 모를 사람 손가락 위에 앉아있다 손바닥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 손바닥을 파고 들어가는 사람 붉은 피톨을 타고 다니다 죽어버리는 사람 피톨과 함께 살아나는 사람 약간 투덜거리다 점점 투덜거리는 사람 눈 모자를 쓰고 헐벗은 미루나무 아래 서 있는 사람 푸른 피가 우울하게 번지는데 훌륭하게 죽는 이라 말하는 사람 달리는 말이 똥을 쌀 때 깔깔 웃는 사람 흩어지는 똥을 별이라 여기는 사람 잠자는 것을 기도의 시간이라 여기는 사람 천사가 될 수 없는 사람 천사가 되기를 바라지도 않는 사람 이상하다 말도 못 하게 이상한 사람 이상하다 말도 못 하게 멀쩡한 사람 너는 어디에나 있는


*시집(코르크 물고기) 114


(시감상)


의식이란 의식을 가진 채 느낄 수 있어야 의식 일 것 같다깨어난 의식은 무엇이든 만들 수 있다세상의 모든 현상들이 반드시 한 각도에서 펼쳐지는 일상이 아니라는 것을 시인은 말하고 있다다른 각도라는 것은 다른 사람의 의식의 각도가 아닌내 의식의 각도 변화를 말하는 지도 모른다잠자는 것을 기도의 시간이라 여기면 기도의 시간이다천사가 없다고 믿으면 없는 것이다실존이란 것은 눈 밖의 것이기에 정신적 기만행위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어느 철학 책의 패러독스에 마음이 간다우린 어디에나 있기에 어디에도 없는 존재일지 모른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변영희 프로필)

전남 장성, 2010 시에 등단시집 (y의 진술) (코르크 물고기 2022), 동국대 영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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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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