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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합자론(合字論)]과 산문집 [출장보고서]/ 차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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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5회 작성일 23-09-05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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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시집 [합자론(合字論)]과 산문집 [출장보고서]를 잇따라 발간(포지션 출판사)한 시인이 있다. 차주일 시인이다. 포지션 출판사측은 보도자료에서 “차주일 시인은 유니크한 상상력으로 거리가 먼 사물과 현상들을 인과로 변화시켜 시인의 의도를 관철한다”고 소개했다, 차주일 시인의 시, 일부분을 소개한다.


“바람이 사물에 부딪힌다.

바람 소리가 사물의 모양을 외우며 날아간다.

가명을 가진 바람은 호수를 방문한다.

바람이 옮겨온 가명을 부려놓으면

청사진처럼 출렁거리는 수면.

인공이 자연으로 허락되고

가명이 본명으로 형상되고 있다. 

호수가 본명을 가진 것들의 첫걸음을 허락한다. - <시 「3D 프린터」 일부분>”


“포옹이 풍습으로 떠돌기 전

동물의 자세로 사랑을 궁리하던 그가

직립으로 두 손을 만들어 이성의 얼굴을 만졌다네

이성의 표정을 가져와 제 얼굴을 꾸리고

이성의 체온으로 제 감탄사를 만들었다네.

이목구비가 뒤섞인 낯선 얼굴이 제 목소리를 냈으므로

포옹은 최초의 상형문자가 되었다네.

동물의 자세에 사람의 목소리를 합한 불완전이

수많은 기호로 옮겨졌다네 - <시 「합자론(合字論)」 일부분>“


포지션 출판사측은 “차주일 시인은 대척 관계로써 변화된 창조적 현상을 제시하는데, 본능이 감정으로 변하고 그 감정이 내면에 도착하여 출렁거릴 때 인간이 된다고 말한다. 시인이 상상한  최초의 상형문자 탄생도 흥미롭다. 동물의 자세로 사랑을 궁리하여 직립을 이루고, 그 자유로운 손으로 이룬 포옹이 상형문자의 기원이라고 진술하고, 이성의 앞모습을 뒤돌아서도록 부를 때 최초의 언어가 생겨났다고 주장한다”면서 “짐승의 자세를 빌려야만 건네줄 수 있는 체온이 의태어가 되었다며, 대상의 상호가 부수가 되어 탄생한 언어의 기원이 사람의 자세와 타자의 감정이라며, 이를 숭고히 여기는 인간관계를 환기한다”고 덧붙인다.


차주일 시인의 첫 산문집 [출장보고서]에는 107편의 산문이 실려 있다. 포지션 출판사측은 이 산문집에 대해 “편편이 일반적인 문장이나 문체나 구성이 아니다. 그것을 ‘차주일이라는 장르’라고 말해도 될 법하다”고 소개했다. 


이 산문집을 읽으면 “살면서 단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는 내 감정과 내 사유가 있다”는 것을 발견할 거라고 단언하는 그가 어떻게 사유하고 발현하는지 탐구하는 사람들이 생길 것 같다. 아마도 일반 독자가 아닌 시인들일 가능성이 크다. 차주일 시인, 그가 말하는 “현대인은 타인을 이기며 스스로 외로워지고 있다”는 문장에서 갇히는 사람이 있을 것. 차 시인은 그 영어(囹圄)의 순간이 현대(現代)라는 감옥에서 사람[人]을 탈출시키는 행위라고 주장한다. 그 탈출이 현대에서 미래로 첫발을 딛는 게 아니라 태초로 돌아가는 첫 징검돌인 과거를 디디는 것이란다. 즉, 너와 나가 서로에게 다가가야만 우리가 되며, 그 우리가 군중 속의 고독에서 탈출한 사람이라고 주장하는 그를 궁금해 한다.


작가의 말


집을 나섰다. 14년 지나 돌아보니 가출인지 출가인지 모를 일을 저질렀다. ‘그때’, 오로지 시(詩) 하나 선택했다는 자기 최면이 피[血]를 먼저 버린 것이고, 정과 일과 삶과 꿈과 밥을 함께 버렸다는 것을 몰랐다. 그리고 문예지 『POSITION』을 발간하여 무료 배포해 온 11년째, 아니다[未]와 아니다[不]의 겹치는 안쪽과 홑겹인 바깥쪽을 생각한다. 모든 게 미완성(未完成)이고 불완성(不完成)인 ‘지금’ 피[血]에서 점 하나 지운 접시[皿]가 보인다. 환희에 겨워했던 모티프 하나가 빈 접시 옆에서 잠든 일가족의 엉킨 자세였다니! 그 상형문자에서 지워진 나는 여생을 걸어도 빈 접시에 피 한 방울 바칠 수 없을 것이지만, 『출장보고서』를 등짐으로 지고 미불미불(未不未不) 걸어야 한다. 나의 탁발 수행이 가족의 마음에 도착하는 풍문이 될 때까지 걸어야만 한다. ‘지금부터’는 종착 없는 도착이니 또다시 출발인 형벌엔 도착은 없을 것이다. 다만, 실패를 확인하려고 일생을 산다.



차주일 시인


(차주일 프로필)

전북 무주에서 태어났다.
시집으로 『냄새의 소유권』 『어떤 새는 모음으로만 운다』 『합자론合字論』, 산문집으로 『출장보고서』가 있다.
혜산 박두진 문학상 등 수상. 문예지 《POSITION》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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