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언어의 보석, 그 속에서 빛나는 시인의 영혼
-올해 80 맞은 강인한 시인의 다양한 성향의 파노라마 『장미열차』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시의 종결부는 예민한 사회문제를 쉬르리얼리즘 기법으로 처리한 과감한 시였다. 카프카의 그로테스크한 방법론을 폭탄처럼 던지며 등단한 강인한 시인. 시인이 열두 번째 펴낸 시집은 그의 팔순을 맞아 내는 시집이다. 사회적인 현실을 다루되 탐미주의적 미학과 모더니즘을 지향하는(「불길 속의 마농」) 초기 내지 중기 강인한의 시편들에 대한 이가림의 지적은 음미할 만하다. “비근한 사물과 풍경의 배후에 감춰진 삶의 진정한 실체를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통찰력과 그의 빼어난 형상 능력에서 우리는 상상력의 깊이에서 우러나는 예술품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2006년에 상경한 시인을 만난 또래의 중견들은 그가 한국문인협회나 한국작가회의 소속 회원이 아니었으므로 얼굴을 대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신춘시’ 동인 시절 「율리의 초상」 이후 5.18 광주를 고스란히 몸으로 살아낸 중년의 시집 『전라도 시인』 『칼레의 시민들』로 미루어 가슴 한편으로 애틋한 서정을 품었으되 이름처럼 강인한(「검은 달이 쇠사슬에 꿰어 올린 강물 속에」) 사람 아닐까 가늠하기 어려웠을 터였다.
시집 『장미열차』는 비록 작은 시집일지라도 60년대 후반부터 30년의 군사정부 시절과 민주화 이후의 역동적인 사회 변화를 두루 거친 시인의 면모를 아기자기하게 맛볼 수 있다. 등단 초기의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를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한 번 들여다볼(「새벽의 질문」, 「풍등風燈」) 수도 있으며 영상 감각과 애상적 음악의 해조(「삼각해변을 달리는 개」,「눈물」)를 느낄 수도 있다.
시력 40년을 넘어서면서부터 시인이 내놓은 시에 대한 정언은 단호하다. “시는 언어의 보석이다. 그 속에서 빛나는 것은 시인의 영혼이다.” 그리고 시에 임하는 자세를 “나의 종교는 시다.”라고 결곡하게 밝힌다.
고교 시절 신석정 시인에게서 배운 시인은 김수영 시인이 손잡아 등단한 이후 순수 서정과 모더니즘의 동반을 의식하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코로나19가 풍미(「밤새 안녕하신가요」)하는 가운데 금혼식이라는 개인 신변의 서사(「어느 새벽」) 못지않게 시인의 관심은 제3세계 내지(「상아가 사라지는 모잠비크」) 인류세의 종말에까지 확대(「불타는 노틀담」)되고 있다. 보석처럼 아름다운 언어를 꿈꾸며 영원한 사랑을 노래(「장미열차」)하는 시인은 또한 모순된 이 땅의 현실을 직시(「배낭을 짊어지고 아고라로 가는 사람들」)하는 뜨거운 가슴을 지녔다.
출판사 서평
시는 언어의 보석, 그 속에서 빛나는 시인의 영혼
—올해 80 맞은 강인한 시인의 다양한 성향의 파노라마 『장미열차』
1967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한 시의 종결부는 예민한 사회문제를 쉬르리얼리즘 기법으로 처리한 과감한 시였다. 카프카의 그로테스크한 방법론을 폭탄처럼 던지며 등단한 강인한 시인. 시인이 열두 번째 펴낸 시집은 그의 팔순을 맞아 내는 시집이다. 사회적인 현실을 다루되 탐미주의적 미학과 모더니즘을 지향하는(「불길 속의 마농」) 초기 내지 중기 강인한의 시편들에 대한 이가림의 지적은 음미할 만하다. “비근한 사물과 풍경의 배후에 감춰진 삶의 진정한 실체를 섬세하게 포착해내는 통찰력과 그의 빼어난 형상능력에서 우리는 상상력의 깊이에서 우러나는 예술품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
2006년에 상경한 시인을 만난 또래의 중견들은 그가 한국문인협회나 한국작가회의 소속 회원이 아니었으므로 얼굴을 대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신춘시’ 동인 시절 「율리의 초상」 이후 5.18 광주를 고스란히 몸으로 살아낸 중년의 시집 『전라도 시인』 『칼레의 시민들』로 미루어 가슴 한편으로 애틋한 서정을 품었으되 이름처럼 강인한(「검은 달이 쇠사슬에 꿰어 올린 강물 속에」) 사람 아닐까 가늠하기 어려웠을 터였다.
시집 『장미열차』는 비록 작은 시집일지라도 60년대 후반부터 30년의 군사정부 시절과 민주화 이후의 역동적인 사회 변화를 두루 거친 시인의 면모를 아기자기하게 맛볼 수 있다. 등단 초기의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를 새로운 시선으로 다시 한 번 들여다볼(「새벽의 질문」, 「풍등風燈」) 수도 있으며 영상 감각과 애상적 음악의 해조(「삼각해변을 달리는 개」,「눈물」)를 느낄 수도 있다.
시력 40년을 넘어서면서부터 시인이 내놓은 시에 대한 정언은 단호하다. “시는 언어의 보석이다. 그 속에서 빛나는 것은 시인의 영혼이다.” 그리고 시에 임하는 자세를 “나의 종교는 시다.”라고 결곡하게 밝힌다.
고교 시절 신석정 시인에게서 배운 시인은 김수영 시인이 손잡아 등단한 이후 순수 서정과 모더니즘의 동반을 의식하며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코로나19가 풍미(「밤새 안녕하신가요」)하는 가운데 금혼식이라는 개인 신변의 서사(「어느 새벽」) 못지않게 시인의 관심은 제3세계 내지(「상아가 사라지는 모잠비크」) 인류세의 종말에까지 확대(「불타는 노틀담」)되고 있다. 보석처럼 아름다운 언어를 꿈꾸며 영원한 사랑을 노래(「장미열차」)하는 시인은 또한 모순된 이 땅의 현실을 직시(「배낭을 짊어지고 아고라로 가는 사람들」)하는 뜨거운 가슴을 지녔다.
목차
1부 흰 꽃, 붉은 열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