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인 시집 『사과 얼마예요』 > 신간 소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신간 소개

  • HOME
  • 문학가 산책
  • 신간 소개
(운영자 : 카피스)
 

☆ 제목옆에 작가명을 써 주세요 (예: 작은 위로 / 이해인)

조정인 시집 『사과 얼마예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코스모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11회 작성일 19-07-15 10:09

본문

키스

 

 

 그때, 나는 황홀이라는 집 한 채였다

 

 램프를 들어 붉은 반점이 어룽거리는 문장을 비췄다 인화성이 강한 두 개의 연료통이 엎어지고 하나의 기술이 탄생했다 두 점, 퍼들대는 얼룩은 일치된 의지로 서로에게 스미었다 무풍지대에서도 불꽃은 기류를 탔다 불꽃은 불꽃을 집어삼키며 합체됐다 불꽃 형상을 한 혀에 관한 속설이 꿈속에서 이루어졌다 한 줄, 문장이 타올랐다 나는 심연처럼 깊게 타르처럼 고요하게 끓을 것이다

 

 

 

무성한 북쪽

 



 

불가측 그늘의 나라 부재를 제곱하면 무성해지는 당신 길의 전면으로

폭설이 들이쳐 상제나비 날아간 방향을 놓치고 마네

 

촛대를 들고 무너진 사원 뒤뜰을 걷네 부재의 그림자 일렁이는 돌담장

세 겹, 성근 그늘 귀퉁이를 당겨 불꽃에 사르면 무슨 빛깔 재가 남나

 

염료를 구하러 온 눈먼 염색공

수런거리는 어스름 속으로 나는 스며들어

차가운 촛농이 발등에 떨어지네, 모든 색들의 불꽃은 메아리로 흩어져라

가늘게 떠도는 한숨, 흰빛만 남아

 

손끝에 만져지는

고요를 사른 보드라운 재

 

색과 소리, 모든 몸짓과 말의 바탕이던

당신이 두고 간 마지막, 텅 빈 색을 상자에 담아 왔네

 

떠난 뒤에 무성해지는 사람이 있네, 왼발 엄지발가락 발톱이 비어

내 안의 검은 악기를 타는




◇ 사과 얼마예요 / 조정인 지음 / 민음사 / 1만원

삶과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고민을 담은 감각적인 시편들을 선보인 조정인 시인의 3번째 시집이 나왔다.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삶 곳곳에서 흘러나오는 거대한 섭리의 기미를 포착해 낸다. 이는 더욱 진솔해진 삶의 언어와 깊어진 성찰적 언어로 표현된다.

생 전체에 팽배한 비극의 원인과 존재의 이유를 가만히 응시하는 시인의 시선을 따라가면 성장하는 우리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시인은 1998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해 시집 '장미의 내용' '그리움이라는 짐승이 사는 움막' 등을 펴냈다.

◇ 내가 정말이라면 / 유이우 지음 / 창비 / 9000원

2014년 중앙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유이우 시인의 첫 시집이 나왔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277건 1 페이지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