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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집 『생애를 낭송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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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스모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4회 작성일 19-08-07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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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하 시집 <생애를 낭송하다> 추천글

이승하 시인의 이번 시집은 아름다움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이다. 특히 비장미와 숭고미에 대한. 가족의 죽음을 목전에 두고 애끓는 아픔을 느끼고, 저세상으로 보낸 뒤에는 생로병사의 비애를 절감한다. 그래서 주변에 있는 사람부터 사랑하고 연민하기로 한다. 그 옛날 공무도하가가 그랬듯이 이승하 시인은 이번 시집에 이르러 삶의 애잔함과 죽음의 비극성을 미학적으로 완성시킨다. 운율을 잘 살리고 있어서 낭송하기에 적합한 시가 다수인 것도 미덕이다. 시인이 써 발표하는 시가 독자에게 전달되지 않고 시집이나 문예지 속에 숨어 있다가 사라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승하 시인의 시편은 널리 읊조려짐으로써 오래오래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오세영(시인, 서울대 명예교수)


 

 우주의 빛과 인간의 빛이 하나가 되고 우주의 구성 물질과 인간의 구성 물질이 공생하는 이 순간은 시적 상상력이 눈부시게 점화하는 순간이다. 이승하는 이 순간을 위해 시를 쓰고 시를 통해 이 순간을 체감한다. 점화와 체감의 동력은 연민과 사랑이다. 연민과 사랑이 우주와 혈연관계로 이어질 때 시적 상상력이 작동한다. 이승하의 시는 근원으로서의 우주적 사랑, 성체 현현과 계시의 순간을 언어로 전하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승하의 시는 한국 시단의 독특한 자리를 점유하며 경이로운 경관을 지향한다. 이숭원(문학평론가)


목숨의 형기

 


  

어머니 방금 임종하셨다

한밤중에 걸려온 형의 전화

아버지, 형한테서 전화 왔습니다

어머니 지금 막 돌아가셨답니다

나도 형도 아버지도 안도의 한숨, 기쁨의 눈길

우리 모친 잘 죽었다 참 잘 죽었어

 

극심한 고통의 낭떠러지에 서면

사람은 추락을 갈망하는 법인가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고

왜 이런 질긴 아픔을 참으며

목숨을 부지해야 하느냐고 외치는 나날

열흘이 가고 100일이 가고 1년이 가고

 

목숨을 연장시킬 의무밖에 없는 의사

목숨을 거둬들일 권리가 없는 자식

진통제와 링거액으로 버티는 나날

콧속으로 입속으로 들어가 있는 고무관

배설도 세수도 스스로 할 수 없는 몸

살아 있으니 살 수밖에

 

살아 있으니 살아야 하는 형기를

어머니는 도대체 몇 년을 받은 것일까

스스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몸

멀쩡한 정신으로 선명한 기억으로 정확한 판단력으로

야들아 날 쥑이도고

살리는 기 효도가 아이다 날 좀 쥑이도고

 

  
   

이별가


 

내가 사랑했었다

그대 목젖 울리며 나오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머리카락 한 올 한 올까지를

은밀한 곳 주변에 소복이 돋아나 있는

음모 하나 하나를 사랑했었다

그 귀여운 것들을

 

어느 날부터 머리카락이 하나씩 둘씩

흰색으로 바뀌어 갔지

피부는 탄력을 잃어 갔지

 

그대 하품도 재채기도 마른기침까지도

다 사랑했었다 정인情人이여

아무리 맛없어도 맛있다며 먹었지

얼굴이 점점 거무스레해질 때

호흡이 불규칙하게 이어질 때

나 오직 한 얼굴만 떠올렸다

 

그대 몸 밑에서 올려다보았던

수줍음 가득한 홍조 띤 얼굴을

오르가슴 직전의 그 얼굴을

 

내가 사랑했었다 눈뜬 채

이제 막 숨 멎은 그대여

고개를 외로 꺾은 그대여

세상은 대낮에도 암흑이다

그대 없는 세상에 살아 있다 사지 멀쩡하게

우걱우걱 밥 씹으며 와작와작 김치 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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