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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정 시집 『라데츠키의 팔짱을 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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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코스모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43회 작성일 19-11-01 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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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데츠키의 팔짱을 끼고

 


 

서울대학병원 장례식장에 다녀오는데 구름나무에 은행비가 내린다

무던히도 사계를 버티며 통증을 파도타기 하던 독신귀족나무는

할 말이 아직 많은데 수액을 잃어버린 채 낯선 곳으로 혼자 가려다

비행기 좌석을 나란히 예약했는지 은행 두 알 내 어깨 위에 얹어놓고 간다

 

영혼은 33장 다음 붙임줄을 해독하는 행진이라고

남은 신명을 어쩌지 못해 셰익스피어의 오텔로처럼 외치다

못다 부른 노래 지휘봉에 실어 영광과 희망의 나라로

피아니시시모(ppp)를 타고 포르티시시모(fff)를 건너고 있다

 

다시 만날 땐 너의 웃음보따리가 더 커야 해

마지막 말을 품고 가라앉는 눈시울을 서로 올린다

 

연두 싹 돋는 무릎으로 발맞춰 걷는다



 

 

     화엄사 일주문 지나면


 

 

 

쉬어가라 옷깃 잡던 만월당 동백나무 아래선

, 그림자가 경전이다

 

낯선 얼굴들이 법문이다

 

산문을 지나 너른 마당 올라가면

이제까지의 인연은 불이문不二門

 

돌항아리에 고이 담아

더 이상 엮지 않고 반듯하게 걷는다

 

만개한 붉디붉은 꽃 한 송이가 해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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