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철 울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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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자운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683회 작성일 17-02-02 18:57본문
사철 울타리
사시사철
경계를 허물지 않는 나무가 있다
기세등등 덩치 큰 나무들도
한철 고집을 버리고 동안거에 드는데
저 모진 마음속에는 어떤 결의 있어
시퍼런 빗장 걸어두고 찬 서리 견디는지
그 결심 애처로워 바라보면
한 뙈기 마른 땅에 우주 적막이 우거져 있다
독야청청
품은 마음이 온통 외로움이라니
이쪽저쪽 일평생 경계만 짓다가
한 번도 자신이 주인이 되지 못한 채 늙어갈
더 고운 계절이란
생전에는 없는 사철나무
댓글목록
고현로2님의 댓글
고현로2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점심을 먹으러 식당으로 가다보면 골목 옛집에 사철나무 울타리가 푸릅니다. 자운0님의 시처럼 쟤는 어째 사시사철 푸를까하는 생각을 하며 몇 번 썼다가 지우곤 했습니다. 이렇게 명작을 접하니 안 쓰길 잘했구나 싶군요.
"저 모진 마음속에는 어떤 결의 있어"에서 '결의가 있어'로 했다가 '결의 있어'로 했다가 하며 좌고우면하셨을 고뇌도 보이고요. "시퍼런 빗장 걸어두고 찬 서리 견디는지" 사유를 농축한 사철나무 진액의 맛도 나네요. 사시사철 푸르를 명작, 감상 잘하고 갑니다.
으하~~~ 품은 마음이 온통 외로움이라니...
자운0님의 댓글의 댓글
자운0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 고집스러운 사철나무는 혹시 내가, 우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며...
고현로 님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마음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