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길 / 안희선
저 길은 먼 하늘처럼 멀고도 아득하여,
이글거리는 세상의 열기 속에
타들어가는 영혼의 목마름을 닮았다
지친 발걸음 쉬려해도 그늘 하나 없어
땀방울 떨구며 마른 입은 갈증에 허덕이고,
허우적대는 팔놀림만 건조한 공간을 갈라
떨어지는 눈물 한 방울은 순식간의 증발
끝내고 싶은 이 노정(路程)은
오히려 너를 향한 깊은 그리움이 되어
끈질기게 따라붙는 내 그림자로
길 위에 새겨지고
하늘 떠가는 구름 한 조각, 소망처럼 흐르면
넌 언제나 꿈 속의 길
그건 나의 황량한 길에 겹쳐 흐르는,
오아시스 가는 길
그 길 끝난 저 하늘 앞에서
나는 최후의 안식(安息)처럼,
조용한 기도를 네 앞에 무릎 꿇어 올리려 한다
가다 쓰러져 이 거친 대지 위에,
한 점 슬픔으로 날아 오르더라도
댓글목록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그림자처럼 따라붙는 묘사의 끈떡진 힘이 느껴집니다.
황량한 사막이 생이라 할지라도 오아시스를 찾는 간절한 마음
이는 안식처임을 봅니다.
언제나 열정을 불태우시는 안시인님 늘 건필 겅강하십시오
오경숙182님의 댓글

"최후에 안식처럼 기도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최고의 행복 일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절절한 시의 향기를 이해도 제대로 못하지만 가슴은 찡하니 아파옵니다
항상 건안하시고 평안히시옵소서
시인님 사랑합니다. ㅎㅎ
고나plm님의 댓글

살아감에 길 아닌게 어디 있을까
시인님의 모든 시가 함축된 작품 같군요
그리움을 향한 길 같은
좋은 작품 잘 감상하였습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시는 결국, 意識 속에서 예술행위로서 말(言)을 발굴하는 작업일 겁니다 - 누가 뭐라하던간에
그런 면에서.. 졸글을 돌아보니, 발굴은 커녕 상투적 표현 일색이란 느낌만
하여, 좀 더 다듬어 볼 요량으로 전에 한번 올렸던 걸 다시 살펴보았습니다
부족한 글인데
너그러운 말씀으로 머물러 주신
코스모스갤럭시 시인님, 오경숙 시인님,
고나plm 시인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