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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와 현실, 첫 발자국을 딛기 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노래하는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09회 작성일 16-12-08 12:36

본문


외롭네요 외로울 걸 알면서도 결정해야만 했으니

아니 다른 방법이 있었을거라 말하지 말아요

오로지 이것만이 내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선택이었으니까

후회하진 않아요 절대 후회하진 않아

그런데도 그런데도 조금은 외롭네요


우습네요 이런 내 모습이

바보같게도 걱정말라 큰 소리치던 내 안의 작고 강한 소녀는

그만 깊숙히 숨어버렸죠

무서웠던 거겠죠 막상 눈 앞에 나타난 저 괴물이

후회하지 않아요 절대 후회하진 않아

그러니 어쩌면 어쩌면 아니 그래서

기다릴 수 있겠죠 내 안의 그 소녀를


두렵네요 스스로 선택한 이 시간이

화가나요 아무도 없어도 혼자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 미련함에

아려오네요 날 사랑한 사람들에게 내가 주었던 상처들이

바람에 실려, 곧게, 나에게 돌아오네요

미안해요 그대들이 날 위해 울어 준 눈물만이

비가 되어 내 상처들을 보듬어 닦아주네요

후회하지 않아요 절대 후회하진 않아

소녀는 돌아오지 않을 거에요 나도 알고 있어요


어둡네요 책에서 보았던 세상과는 달리

한 발자국을 내딛으면 어둠 속으로 깊이 깊이

그렇게 사라져버리진 않을까요 많은 어른들이 그랬던 것처럼

소녀는 돌아오지 않을 거에요 나도 알고 있어요

여긴, 지독히도 춥고 어둡네요

이제 나에게 남은 것은

어머니의 피로 물든 붉은 망토 한자락과

아버지의 손 때가 남은 녹슨 칼 한자루가 전부인데

저 괴물은 내가 다가오기만을 기다리죠

후회하진 않아요 난 결코 후회하지 않을거에요


그러니 난,

내 모든것을 위해,

한 발자국을,

딛, 을게요

 

 

 

 

 

추천0

댓글목록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코스모스갤럭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돌아오지 않는 소녀 마치 맥목항의 단원고 여학생을 보는 심정같기도 합니다. 
마지막 부분에서  어머니의 아버지의  붉은 망토 한자락  손때 남은 녹슨 칼 한자루
왠지 섬뜩하네요. 인질로 붙잡는 범죄자들 그리고 금품을 요구하는 실태에
지금껏 부모님의 타는 듯 한 심정은 재가 되고 말았을 그런 사회적인 실태를 고발하는 풍자시
그 긴장서린 시심에 크게 눈뜨고 다시 한번 감상하겠습니다. 고운 하루 되셔요.

노래하는파랑새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래하는파랑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안녕하세요, 코스모스갤럭시 시인님!
처음 올린 시라 부족한점이 많은데도 신중하게 읽어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코스모스갤럭시 시인님이 해석하신 제 시에서 색다른 면모를 또 찾아 기쁩니다
좀 더 생각하고 발전된 시 보여드리기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코스모스갤럭시 시인님의 라온하제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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