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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한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4건 조회 753회 작성일 16-12-04 19:30

본문


폐업이란다
덧씌운 얇은 천 찰싹 달라붙은 표면엔
몇 개의 간판이 중첩되었을까
바뀌는 주인의 짧은 달력
폐업이라는 숨은 밑줄 속 우아한 거짓말 틈으로
짧은 시간을 늦추느라
일찌감치 낮달이 꿰매지고
시큰한 관절마다 숨은 햇빛은
매 순간 증발하는 오후를 따돌리느라 바쁘다
한 장의 간판이 파지처럼 조금씩 구겨지는
외부에 의해 지워지는 내부

실종된 그림자들의 위장전입을
점자로 꼭꼭 눌러 읽는
호락호락하지 않은 뒷말의 수군거림
낯선 오지의 배후는 벗기고 벗겨 내도 날이 서 있다

애장품을 품고 눈곱을 떼던 그림자들
모서리를 더듬어 귀가하는 저녁
울음을 삼킨 정직한 하루 
오독이 아님을 
지루하게 복습하는 위독한 세상
누군가의 지워진 맨발
검은 봉지 속 휘파람으로 담기고

봉인된 직립이 해제되는
짧은 계약만료
필라멘트 같은 실제와 체감 사이
체납되지 않으려는 하루하루의 틈

건기를 견딘 싱싱한 턱수염만 무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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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장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이장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가 힘이 있네요.
오랜만에 좋은 시 접해서 넘 기분 좋네요.
잘 감상하고 갑니다.
마음이 호강하고 갑니다.
늘 건필하소서, 한뉘 시인님.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profile_image 코스모스갤럭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왜 그런 영업 많이 있지요 폐업 해놓고
그 틈으로 다른 상품으로 다시 개업을 준비하는
것두 동일한 장소에서 가게인테리어만 꾸며 놓고 버젓이 장사를 하는....
그래서 화자는 세상이 세상 문화가 이처럼
지루하게 복습을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손님을 유혹하는 시장의 흐름을 풍자해 내고 있습니다.
필라멘트 가 깜빡하듯이 깜빡하는 사이
누구도 보르게 변신하는 상점
그러나 알고 보면 다 복습의 위독한 산물이라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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