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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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 / 정연복
영영 내 품속에 어린애로
있을 줄만 알았는데
어느새 미루나무처럼
우뚝 컸구나.
지금껏 아빠로서 해준 게
딱히 없는 것 같은데
아마 지나온 시간이 이만큼
너를 길러준 모양이다.
지금은 멀리 떨어져 살고 있어
어쩌다 오랜만에 만나면
말은 없어도 그냥 눈빛으로
뭔가 찡하게 통하는 너와 나.
아장아장 걸음마 하던
네 모습 아직도 눈에 삼삼한데
꽃 피고 지는 날들 속에
꿈같이 바람같이 세월이 갔네.
이제 내 머리에 흰 서리 내려도
괜찮다 아무 걱정 없다
나무같이 산같이 늘 믿음직한
아들아, 네가 있으니.
댓글목록
서현골님의 댓글

'꿈같이 바람같이 세월이 갔네' 라는 구절이 너무 가슴을 맴도네요.
전 비록 아이가 없어 아직 잘 모르지만,
저희 아버지를 생각하니 뭔가 찡해집니다.
꿈결같이 흘러버린 지난 세월 속에
분명히 내가 기억하고 있는 것보다
더 따뜻하고 좋았던 기억들이 많았는데
하나씩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 너무 슬프네요.
좋은 시 잘 읽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