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어도 썩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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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어도 썩지 않는>
겨울비 내리던 날
말 못한 것들
소리 없이 적시고 있다
헐 거 벗은 산야도
텅 빈 들 벼 이삭,
뜰 앞에 비틀어진 꽃대도
말없이 젖고 있다
저 먼바다에 섬 하나 젖고
하얀 해변 모래사장
마을로 가는 길
고불고불,
굽이치며 젖고 있다
집 앞 개펄에
동죽을 잡던 어머니
반갑게 웃던 보조개
차가운 빗속에 젖는다
이제 불러도
돌아오지 않는 추억
잊지 못한 아련함
옛 임 떠난 길을 따라
무심한 겨울비가 젖힌다
얼마나 젖으면 썩어질까
썩지 않으면 무엇이 될까
지난 그리움 싹이 될까,
젖지만 영원히 썩지 않는
젖어도 가슴에 타오르는,
썩지 않는 그리운 고향
사무친 빗속에 뜨겁게 젖는다.
댓글목록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마음의 고향에 비가 내리는 군요
그렇지요 고향은 어느 늬게나 썩지 않은 그리움의 상징이지요.
바닷가 근처가 고향이셨던가봐요?
밥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고향집
시에서 구수한 그리운 향수가 배어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사업을 하는 부친 때문에
저는 일본에서 태어나 유년에
남쪽 해변에서 잠시 지냈던 곳 입니다.
이후 서울 생활을 하다 보니 잊고 지낸 고향이
문득 생각 납니다
서툰 글에 좋은 의미를 열어 주셔서 감사 합니다
좋은 교감 성의 있는 글로 노력하겠습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젖어도 썩지 않는 것이 어디 한 둘일까마는
어머니 마음이야, 내가 죽어 썩는다 해도
영원히 썩을 리가 없겠지요.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나이가 들어 가면서
쓸데 없는 유년에 기억을 떠 올려 봅니다
고향과 부모님에 얽힌 생각들,
누구에게나 아련한 추억이지 싶습니다
함께한 생각 감사 합니다
평안을 빕니다.
callgogo님의 댓글

인간은 젖어드는, 젖어가는 미학속에 그리움과 정을 느끼고
사는것 같습니다
늘 젖으면 곤란하지만...
촉촉한 이슬같은 미학을 감칠맛 나게 그리셨습니다
줄겁게 읽다 갑니다
건강하세요
두무지님의 댓글

젖어도 썩지 않는 것,
그리운 마음인가 봅니다.
시인님의 따뜻한 마음도 저의 가슴에
고스란히 젖겠지만, 영원히 썩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귀한 시간 마음으로 차 한잔 올립니다
건강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