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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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기억/ 코스모스갤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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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득 부어
제 영혼을 씻겨주시렵니까
애끓는 골방에 기대어 커피를 마셔도
찻잔의 미각은 혀에
떫은 앙금으로 묻어납니다.
옛 별이 된 온정속에 느끼던 아스함은
천천히 식어갑니다.
추억은 앙금 같은 것이겠지요
사랑의 영감과 리듬도 무뎌져
야속한 침묵속에 끝내 붓을 놓아야
시련은 잠들겠지요
저 떠도는 비둘기가 날개를 접고
푸드득,
저의 고단한 여정을 쉬겠습니까
당신의 소식을 가지고 사뿐이 착지할까
날마다 애닯픈 기억은 뇌리에
덧 없을 건만 같은 시간을 재고 있습니다.
사경은 매번 소중한 사연을 접어 매답니다.
우리의 삼나무는
무성한 가지와 잎을 뻗어 푸르게 자라있건만
철없을 열병인 즉
한 뼘 이라도
그대 계신곳에 다가갔으면...
슬픔으로 젖은 비가 막을 때리고
번뇌를 삼키려 울음을 풀지만
혼탁한 비는 이 갈증을
채워줄 생수가 아님을....
달빛 가녀린 입술도, 찬가도
이젠 내것이 아니기에
헤픈 푸념의 자락들입니다.
그토록 한 남자에게 웃어주던 윙크도
어느새 상념속 거울에야 짙게 여울지다 사라집니다.
적막한 하늘은 음울한 커텐을 쳤습니다.
한때는 구름사이로 빛난 한낮의 햇살로 떠서
허전한 영혼의 위안이요 벗처럼 반겨주었건만
오랜동안 싸늘한 잿빛으로 아른거립니다.
그토록 아픈 비를 다 맞은 후에야
다시 시작할 수 있겠습니까
보잘 것 없는 자아의 숲에
푸르고 울창한 가지를 뻗은 사랑은
다만 사색의 풍경으로 색칠하시렵니까
작은 동산에 나지막한 꿈이 컬터앉겠습니까
어쩌면 처절한 손에 산산이 부서질 꿈이겠습니까
징검다리는 언제 놓여
살없는 별을
꿈에나 만나 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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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오랜만에 사랑시라는 장르를 써봅니다.
마저 좋은 시간되시고 평온한 오후 되시기 바랍니다.
감상 음악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비창
[출처]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댓글목록
안희선님의 댓글

시인은 오늘 올린 이 시에 <사랑시>라는 뒷말을 붙이고 있지만..
간절한 염원이 담긴 상황이 제시되고 있단 면에서
(저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신앙시에 가깝단 생각마저 드네요
시인이 신앙하는 종교야, 그 무엇이던간에
또, 그 시적 표현기법이 어떻든간에 - 세련된 기법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대상을 향한 절정이라는 그 한 순간을 위해
세속적 감각의 생을 포기해도 좋을 수도자의 그것과
흡사하다는 느낌에서죠
이를테면 기독교나 불교 신자에게 있어서
신앙시는 일종의 기도이듯이..
대상을 향한 정갈한 사랑과 그리움 역시,
명백히 기도일 겁니다
잘 감상하고 갑니다
코스모스갤럭시 시인님,
코스모스갤럭시님의 댓글

부족한 글 제가 보기에도 사랑시보다도 신앙시기도문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다음에는 좀더 간결하고 구체화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머물러 주시고 조언주심 감사드립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그 언젠가
먼 옛날 간절하기만 했던,
주었거나 혹은 받았던 러브레터를
떠올립니다.
주고 싶었거나 받고 싶었던 사랑의 염원이
담긴 러브레터 한 장,
다시는 쓸 수도, 보낼 수도, 받을 수도
없을 감정이 응혈 된,
별의 기억 속에 사랑의 기억을 대입시켜 보며
머물다 갑니다. ^^
힐링님의 댓글

긴 호흡을 한 호흡으로 끌여 당겨
녹여내는 힘 또한 강력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오랫 동안 갈구해온 내적 불꽃을
사랑의 화염에 싣어보내는 이것은
자유의 의지 일 것입니다.
이 의지를 찾고자 하는 열망을 보았습니다.
목마름에 대한 사랑의 기도를 듣습니다.
코스모스 갤럭시 시인님!
현탁님의 댓글

사색의 풍경으로 색칠하시렵니까/
물음을 물음에게 툭툭 떨어트리는 솜씨가 멋집니다
코스모스 겔럭시 시계 일까 폰 일까...........
첨 뵙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참! 기막힌 시상에 행복한 순간 빠졌다 갑니다
영혼처럼 온갖 감정이 사르르 녹는 기분 입니다
건필과 평안을 깊은 마음으로 보냅니다.